국방부 ‘조병창 병원’ 철거 나서자 시민단체 “일제 만행 흔적 남겨야”
시 “건축물 벽체 보존할 것”
국방부가 반환된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토양 오염 정화를 위해 일제강점기 무기공장인 ‘일본육군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에 나서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철거 중단을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와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 문화유산정책연구소 등은 9일 부평구 캠프마켓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병창은 일제가 침략전쟁을 벌이면서 총과 탄환을 만들고, 전국에서 1만명 이상 강제동원한 역사적 현장이고, 흔적”이라며 “기습철거를 중단하고 반드시 존치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표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병창 병원 건물은 벽돌로 지어 한번 헐어버리면 원형 복원이나 이축이 어렵고, 복원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역사·문화적 유산은 원형이 훼손돼 일부만 남아 있더라도 그 남아있는 부분과 장소를 소중히 여기고 잘 보존해야만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문화재청이 철거 위기에 놓인 조병창 병원 건물에 대해 문화재 임시지정을 하면 철거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10일에는 국방부 앞에서 조병창 건물 기습철거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부평 미군기지 반환 인천시민회의도 철거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국방부는 애초 지난해 6월 철거를 결정했지만, 문화재청이 역사 가치가 있는 만큼 토양 오염 정화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축물이 최대한 남겨질 수 있도록 철거 유예를 요청했다. 이후 지난 9월7일 인천시·문화재청·국방부 등 관계기관 실무협의에서 철거가 결정했다. 국방부는 토양환경보전법이 정한(최대 4년) 2023년까지 건물 원형을 보존하면서 토지 오염을 완전 정화하기 어려워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지난 8일부터 철거에 나섰다.
인천시 관계자는 “건물 원형을 남기고는 내년 말까지 오염 정화를 못하고 정화비용도 77억원에서 47억원이 추가돼 시간·재정적으로 불가피했다”며 “조병창 병원이 철거되더라도 건축물의 흔적과 벽체 등을 보존하고 정밀 기록화 작업을 통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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