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선거 부정 ‘트럼프 추종자’들 160명 당선[미국 중간선거]
마크웨인 멀린 상원 등 당선
미국에서 8일(현지시간) 실시된 중간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얼마나 발휘됐느냐다. 퇴임 후에도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그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자신의 구미에 맞는 후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직간접적으로 후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간접적인 지표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후보들이 얼마나 당선됐느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근거 없는 선거 사기 주장에 동조하는 ‘트럼프의 아이들’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선거에서 연방 상·하원 및 각 주의 주요 공직에 291명의 2020년 선거 부정론자들이 출마했다면서 동부시간 9일 오전 2시 현재 160명이 당선을 확정 짓거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41명은 낙선 또는 낙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2020년 대선 직후 “민주당 측에서 이번 선거를 훔쳐 가고 있다고 진정으로 느낀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마크웨인 멀린이 오클라호마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원에서도 맷 게이츠, 마저리 테일러 그린, 폴 고사 등 열렬한 트럼프 전 대통령 충성파 현역 의원들이 재선에 성공했고, 애나 폴리나 루나 같은 신인들도 새로 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2020년 선거 부정론자들이 연방의회와 주정부 요직에 진출할수록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제도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수록 미국 정치의 양극화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면 2020년 대선에 관한 집중적인 조사 활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가 진행 중인 8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2년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성공’이라는 보도자료를 올렸다. 공화당의 승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는 9일 오전 1시쯤에는 “174명이 이겼고 9명이 졌다”면서 “정말 훌륭한 후보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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