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업은 매카시, 차기 하원의장 유력[미국 중간선거]
미국에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사진)가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매카시는 지난 4년 동안 공화당 원내대표로 일해 왔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하원의장이 되면 조 바이든 정부를 강력히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처음부터 하원의장 자리를 굳힌 것은 아니다. 지난해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습격한 사건이 터지면서 친트럼프 진영에선 그가 적극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지 않는다며 그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컸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무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찾아가 독대하는 등 그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전날인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매카시를 차기 하원의장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만큼 공화당 지도부와 의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서 친트럼프 진영을 배려할 수밖에 없다. 다음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김이 의회에서 강화된다는 뜻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친트럼프 돌격대원을 자처하는 짐 조던 의원에게 하원 법사위원장직을 약속했고, 근거 없는 음모론을 지지한 경력이 드러나 상임위에서 배제된 극우파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의 상임위 복귀도 공언한 상태다.
민주당의 경우 낸시 펠로시 의장은 이번 회기가 하원의장으로서 마지막이라고 약속한 상황이어서 선거가 끝난 다음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신구, 진보·온건 진영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은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연직 의장을 계속 맡는다. 다만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다면 주도권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넘어가게 된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사태와 관련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절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그를 원내대표에서 끌어내리라고 선동했다. 하지만 그는 15년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닦은 정치적 기반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자리를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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