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주당 예상 뛰어넘는 선전” vs. 공화당 “레드 웨이브는 없었다”[미국 중간선거]
미국 민주당은 8일(현지시간)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 넘겨줄 공산이 크지만 예상보다 압도적인 참패는 아니었다면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공화당 내에서도 그들이 기대했던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은 없었다면서 실망스러운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빨강색은 미국 공화당 상징 색이며, 파랑색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다.
민주당 하원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9일 아침 발표한 성명에서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여러 지역에서 승부가 팽팽하지만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예상을 능가하는 강력한 결과를 거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각 주가 개표 결과를 집계할 때 모든 표가 실제 행사된 대로 계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의 이런 고무적인 반응은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나름 선전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이날 오전 7시 현재 하원 총 435석 가운데 공화당이 199석, 민주당이 172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했다. 공화당이 과반수인 218석까지 19석을 남겨두었지만 민주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46석을 더해야 하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을 83%로 점치면서 공화당이 224석, 민주당이 211석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관측이 맞다면 현재 공화당이 212석, 민주당이 220석, 공석 3석임을 고려하면 공화당이 12석을 늘리고, 민주당이 9석을 뺏기는 셈이다. 민주당은 애비게일 스팬버거, 제니퍼 웩스턴 등 초접전 지역구 후보들이 승리하고 기존에 공화당이 차지했던 일부 지역구에서 승리하면서 패배 차이를 줄였다.
하원 주도권이 공화당에 넘어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법안과 예산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이 타격을 받게 됐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0%대 초중반에 머물 정도로 인기가 낮고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등 민주당을 둘러싼 선거 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고 하원 주도권이 공화당으로 넘어갈 게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치른 선거 결과치고는 최악은 피했다고 자평할 것 같다. 공화당 입장에선 과반인 218석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할수록 각종 표결에서 지도부 뜻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반 의석을 간신히 넘길 경우 당내에서 이탈자가 몇명만 나와도 표결 통과를 자신할 수 없게 된다. 상원의 경우 양당이 48석씩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기존처럼 50석만 확보하면 다수당 지위를 방어할 수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공화당 물결은 아니다. 이건 아주 명확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공화당이 하원뿐 아니라 상원도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진지하게 대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공화당 현역의원 메이라 플로레스는 트위터에 “레드 웨이브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공화당원과 무당파는 집에 머물렀다. 당신의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면 결과에 대해 불평하지 말라”라고 적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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