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순간도 걷지 않았습니다”…눈물로 맞은 ‘60주년 소방의 날’

이정은 2022. 11. 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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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9일) 소방의 날 어느 때보다 노고를 위로받아야 하지만 소방관들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태원 현장에 출동했던 용산소방서 소방관들이 용기를 내 입을 열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민들이 쓰러져 가던 이태원 참사 현장.

가장 먼저 도착해 구하고, 또 구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최성범/서울 용산소방서장/지난달 30일 : "46명은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으로…."]

이태원 참사 12일째, 올해로 꼭 60년이 된 소방의 날, 소방관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출동한 소방 공무원 천여 명이 심리상담을 받았고, 이 중 10~15%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상황.

건의사항 대신 할 말이 있다는 구급대원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이은주/서울 용산소방서 구급 팀장 : "저희 구급대원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았습니다. 계속 뛰어다녔어요. 차분한 목소리로 의료진들한테 인계할 때, 다른 구급대원들한테 이송 지시를 요구할 때 이럴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뛰어다녔습니다."]

참사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진행된 경찰의 압수수색과 간부들의 피의자 입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김진철/서울 용산소방서 행정 팀장 : "제가 간단하게 질문을 드리려고…. 나름대로 이렇게 작성하는데요. 쓰다가 저도 막 눈물이 복받쳐서요. 그 누구보다 제일 먼저 가셨고요. 현장 제일 먼저,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셨던 두 분입니다."]

재난의 최일선을 묵묵히 지켜온 소방관들, 이번 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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