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시위대 사람들 해산되고 대거 이태원 몰려와”[이태원 핼러윈 참사]

송언석 여 원내부대표 주장
김은혜 ‘웃기고 있네’ 메모로
여야, 국회 운영위서 설전도

감추는 메모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9일 운영위에서 김은혜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 파문을 의식한 듯 백지로 메모를 가리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회 운영위원회의 9일 예산안 심사에서 전날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고 메모를 쓴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처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두 수석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고,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잠깐의 일탈”이라며 “(사과·퇴장이 있었는데) 더 이상 뭘 하란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두 수석 처분과 관련해 “얘기한 것이 없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은혜, 강승규를 국회 모욕죄로 고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운영위원장(국민의힘 원내대표)은 “간사 협의를 거쳐 결론 내겠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경질이나 업무배제 등 징계를 해야 한다”는 전용기 민주당 의원 주장에 “국회 모독이라고 보지 않는다. 자기들이 의원도 해봐서 편하니까 잠깐 일탈이었던 것”이라며 “저도 사과하고 (두 수석은) 퇴장까지 했다. 더 이상 뭘 하란 말인가”라고 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 조치 여부에 대한 전 의원 질의에 “(징계 조치 등)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와 수석들의 사과에 역정을 낸 걸로 전해졌다”며 “사실이면 (대통령이) 화를 내 김 실장이 답을 못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019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난장판에도 사과를 하지 않겠다고 해 파행한 기억이 생생하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김은혜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반성한다”면서도 “필담은 운영위와 이태원 참사와 관계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송 수석은 또 김 실장에게 “일각에 의하면 당시 대통령 탄핵 시위대에 있던 사람들이 오후 8시30분 해산되고 난 다음 대거 이태원 쪽으로 몰려왔단 얘기가 있다”고 했다. 참사 발생 원인이 당시 용산 대통령실 앞 시위 참여자에게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송 수석은 “시중 유튜브 등에서 떠도는 말 중 ‘밀어’ 했다는 이야기,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왔다 갔다 하게 했단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송 수석이 “원인을 밝히고 결과에 따라 책임질 건 지고 그 이후 도의적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하자 김 실장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참사) 전날 MBC, KBS 방송에서 이쪽(이태원) 홍보를 많이 했고 사람들이 많이 갔다”고 방송에 책임을 묻는 듯한 발언도 했다.

문광호·정대연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