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차 마실까 토종원두 커피 마실까… 향으로 기억되는 고흥 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고흥은 국내 유자 최대 생산지/고흥유자공원에 탐스러운 노란 유자 주렁주렁/비타민C 귤의 3배 피로하고 감기 걸릴 때 효과좋아/2022 고흥유자석류축제 10∼13일 다채로운 행사 펼쳐져/고흥 최초 커피재배 성공 커피농장 산티아고에선 고흥커피 즐겨
전남 고흥군 고흥유자공원으로 들어서자 매혹적인 유자 향기가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가지가 휘어지도록 주렁주렁 달린 탐스러운 유자. 높고 파란 가을 하늘과 초록잎 그리고 유자의 예쁜 노란색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마치 한 편의 가을 동화처럼 예쁘다. 유자나무가 빽빽해 유자밭으로 걸어 들어간 연인의 얼굴도 노란색으로 물든다.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유자 하나 주워 코에 가져가 본다. 금세 입에 침이 잔뜩 고이게 만드는 새콤한 향. 여행의 피로로 졸리던 눈이 번쩍 뜨인다.
고흥을 비롯해 전남 완도와 진도, 경남 남해와 거제 등 유자는 대부분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된다. 유자 재배의 북방한계선인 데다 기후변화에 특히 민감한 유자의 재배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그중 고흥은 우리나라 최대 유자 생산량과 재배 면적을 자랑한다. 특히 다른 곳보다 향, 당도, 맛이 훨씬 뛰어나다. 유자의 원산지는 중국. 그런데 중국 사신이 고흥 유자를 맛본 뒤 흠뻑 빠져 중국 황제에게 진상하는 유자를 중국이 아닌 고흥에서 재배하려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고흥을 대표하는 또 다른 먹거리는 커피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고흥에서 직접 커피를 재배한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직접 만들어 마셔본 이는 잘 안다. 커피는 원두의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원두의 품질이 좋고 로스팅한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아무리 실력 없는 이가 내려도 바리스타 뺨칠 정도로 맛있다. 더구나 현지에서 재배된 신선한 원두를 바로 로스팅해서 마시니 커피가 맛있을 수밖에 없다. 수입 커피는 현지 생산·가공을 거쳐 국내 소비자가 만나기까지 보통 8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 반면 고흥 커피는 생산된 지 두 달이면 맛볼 수 있으니 신선도를 비교하기 어렵다.
과역면 산티아고가 커피 농장의 원조격으로 2014년 처음 커피나무 묘목을 심어 재배에 성공했다. 카페 문을 열자 공간을 가득 채운 진한 커피 향이 진동한다. 정성스레 내린 고흥 커피 한 잔을 마신다. 군고구마와 갓 볶은 아몬드같은 구수한 향이 비강으로 퍼지더니 이내 다크 초콜릿 향도 따라오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신선한 산도가 미각을 자극한다. 맛과 향의 밸런스가 아주 뛰어난 것을 보니 로스팅한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고흥=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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