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걸 줬더니 더 달라고 조르네…그래서 이 시장 커졌다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 휴매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으로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음식의 원료와 영양성분 등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일반 식품과 동일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 사료를 만드는 것은 물론, 다양한 영양성분과 풍미를 갖춘 음식과 디저트, 음료, 영양제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은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 1인당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반면 반려동물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반려견 수는 328만 마리, 반려묘 수는 139만 마리로 총 467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국내 10가구 중 2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5000억원(반려견 8959억원, 반려묘 627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습식 사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습식 사료는 말 그대로 수분을 함유한 사료를 말한다. 과거에는 육분(고기 찌꺼기를 갈아 만든 사료 원료), 박 등 식품을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를 원료로 만든 건식 사료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채소, 생고기 등 식재료 그대로의 풍미를 살린 사료와 고령의 반려동물도 쉽게 먹고 소화시킬 수 있는 연화식 사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프리미엄 습식 사료가 시장 성장을 이끌면서 지난해 습식 사료 시장 규모는 5년 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반려동물용 간식 시장 역시 77% 성장했다.
건식 사료 역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100% 휴먼그레이드’ 사료와 유기농 농산물, 동물복지?무항생제 축산물 등을 사용한 프리미엄 사료가 대세가 되고 있다. 한국펫사료협회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이제 펫푸드 시장에서 ‘프리미엄’은 하나의 새로운 스탠다드가 됐다. 프리미엄이 아니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더 리얼은 육분이 아닌 생고기만을 사용해 만든 펫푸드 브랜드로 미국, 유럽 등 해외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지난해 반려견 사료 브랜드 7위, 반려묘 사료 브랜드 6위를 기록했다. 특히 뼈를 제거한 생고기 85%와 블루베리, 케일, 당근, 브로콜리 등 생과채류를 사용해 만든 더 리얼의 하위 브랜드 ‘더 리얼 로우’는 출시 초기부터 높은 품질로 큰 화제를 모았다.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285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처음 흑자 전환했고, 올해는 이보다 약 10% 성장한 3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홀릭은 동원산업이 직접 잡은 신선한 참치와 단백질이 풍부한 닭가슴살은 물론 감자,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 10가지 야채와 과일을 담은 건강 간식이다. 반려묘용 프리미엄 습식캔 디쉬 역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흰살 참치를 엄선해 만든 제품으로 닭가슴살, 연어 등을 그대로 담아 영양성과 기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반려묘용 뉴트리스틱은 짜먹는 스틱 형태의 간식 제품으로 고양이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풍부해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지방 연소를 돕는 L-카르니틴을 함유해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신장 기능이 약한 고양이 특성을 고려해 나트륨 수치도 0.2% 이하로 설계됐다.
동원F&B가 만든 반려묘용 습식 캔 제품은 일본을 비롯해 현재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약 6억캔 이상 판매됐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만 4000만개가 팔렸다. 이는 1초에 한 개 이상씩 팔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동원F&B의 펫푸드 매출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해 약 300억원을 기록했다. 동원F&B는 2025년까지 펫푸드 부문 연 매출액 1000억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기능성 식품, 영양제 등 특수용도 식품의 수요도 크게 높아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확대된 만큼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고려해 사료를 고를 때도 여러 가지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아미오는 기능성 식품을 중심으로 유기농 통곡물과 채소, 동물복지 축산물을 활용한 제품으로 호평을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에 따르면, 아미오는 최근 3년 동안 연 매출액이 30%씩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특히 2022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45%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고양이 전용 사료인 ‘지니펫 밸런스업 더캣’ 시리즈도 출시했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강아지에 이어 고양이 사료까지 시장을 화장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펫푸드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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