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에 정진상 사무실 없는데…압수수색 검찰 ‘빈손’으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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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적 시선을 돌리려는 국면전환용 정치쇼."
9일 오전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겠다며 민주당 중앙당사와 국회 본관을 동시에 치고 들어오자, 허를 찔린 민주당은 충격 속에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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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적 시선을 돌리려는 국면전환용 정치쇼.”
9일 오전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겠다며 민주당 중앙당사와 국회 본관을 동시에 치고 들어오자, 허를 찔린 민주당은 충격 속에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전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정 실장을 겨냥한 수사도 곧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봤지만, 국가적 참사를 위한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야당을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서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 도착한 것은 이날 아침 8시40분 무렵이다. 비슷한 시각에 국회 본관 후문에도 검찰 관계자 11명이 들어섰다.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실장이 근무하는 곳, 즉 이 대표의 비서실을 압수수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검찰이 국회 본관을 압수수색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기국회 기간 야당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여권에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전격적으로 국회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정치적 노림수’가 뚜렷하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사정의 칼날 위에 선 이 대표가 발언을 삼간 채 계획된 일정을 이어간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격앙된 말로 대리전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야당 당사 침탈에 이어 국회까지 침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의원도 <한겨레>에 압수수색을 “개수작”이라고 거칠게 반응한 뒤 “정권이 참사 때문에 코너에 몰리니 사정으로 이슈를 덮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정 실장의 책상조차 놓이지 않은 민주당 당사까지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야당은 “명백한 과잉수사”이자 “위법한 집행”이라고 반발했다. 정 실장은 직책을 맡은 뒤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사무실을 오가며 업무를 봤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검찰은 민주당 당사에서 3시간 넘게 대치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지만 검찰 수사진은 ‘빈손’으로 당사를 떠났다고 한다. 당사에 있는 컴퓨터(PC) 5대를 두 차례 포렌식 했지만 정 실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민주당 쪽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도 9시간 넘게 대기한 끝에 저녁 6시께 이 대표 비서실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민의 대표기관이자 국회 본관의 상징성을 감안해 임의제출 형식을 고려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한 뒤였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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