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요즘 학교 어떻게 달라졌나요?...현직 교사·학생에게 물어보니
[앵커]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들여다보는 시간, '월간 뉴있저' 이번 달 주제는 '학교'입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수업 내용뿐 아니라 교사, 친구와 어울리며 사회생활을 배우기도 하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교육 기관이죠.
오늘 첫 시간에는 학교의 역할과 기대하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서은수 PD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학교' 하면 구성원인 교사와 학생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서은수 피디가 교사와 학생을 만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고요?
[PD]
네, 학교를 이야기할 때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겠죠.
그래서 저희 제작진이 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학교생활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학교는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학교는 계속해서 변했습니다.
지금 학교의 모습은?
-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국어 교사
- 홍원영 / 원곡고등학교 통합사회 교사
- 조은혁 / 중산고등학교 1학년
- 박시현 / 인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사와 학생의 솔직·공감 학교 이야기
- PD: 나는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 있다?
- O/ O/ O/ O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교사 : 1년 중에 좀 가끔 학교를 나가기 싫다 이런 날이 있어요. 학생들 사이에서 갈등이 있고 이걸 해결해야 하는 날일 때, 이럴 때는 정말 누가 대신 출근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조은혁 / 중산고등학교 1학년 : 저는 특히 시험 보는 날. 하루만 더 공부하면 결과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날.]
- PD: 나는 선생님(학생)과 소통이 잘 된다?
- X/O/O/O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교사 : 요즘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학생들의 변화 속도를 잘 따라가지 못한다는 그런 생각이 조금씩 조금씩 들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은 조금 썰렁한 아저씨 개그처럼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것 같고 점점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조은혁 / 중산고등학교 1학년 : 조금 세대 차이라고 하죠. 세대 차이도 느껴지지만, 그렇게 대화를 못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요.]
[홍원영 / 원곡고등학교 통합사회 교사 : (요즘 학생들은) 예전보다는 좀 더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 권리에 대한 의식이 더 강해진 것 같아요.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예전보다 필요해졌다고 많이 느끼거든요. 그러니까 지도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이제 설득의 시간 이해를 시키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학교 최대 이슈, 휴대전화 규제는?
[홍원영 / 원곡고등학교 통합사회 교사 : 어떤 학생이 저한테 얘기하더라고요. 학교에서만이라도 제가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만큼 디지털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시현 / 인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 핸드폰 뺏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학생들이 다른 전자기기를 가져옴으로써 더 오히려 과도하게 노출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교사 : 저는 이 핸드폰 문제는 이게 규제라는 말이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사실은 우리 아이들을 과도한 디지털 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이런 용어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조은혁 / 중산고등학교 1학년 : 저는 좀 질문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학생들이 그럼 절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교사 : 절제 능력이 있죠. 있는데 분위기에 쉽게 흡수되는 특성도 청소년기에 분명히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학 입시에 몰두하는 학교, 이대로 괜찮을까요?
[박시현 / 인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대학을 무조건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요. 그것 때문에 아무래도 학교에서 더 많은 걸 못 배우고 오로지 학교에서는 경쟁 구도, 경쟁 사회 이런 것만 배우게 되는….]
[조은혁 / 중산고등학교 1학년 : 학생은 성인과 다르다고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데, 근데 경쟁은 성인들과 똑같이 어떨 때는 더 치열하게 하고 있단 말이에요.]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교사 : 워낙 지금 우리 공교육에서 입시에 대한 부분이 매우 강조되다 보니까 학교는 대학 잘가려고 가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상당히 좀 안타깝습니다.]
[홍원영 /: 원곡고등학교 교사 :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친구들도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학교는 다양한 가능성을 개발해 나가는 과정이고.]
학교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박시현 / 인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 학교의 구성원은 학생, 교사, 학부모 이렇게 셋으로 이뤄져 있는데 제가 여태까지 학교 다니면서 봐온 학교는 학생의 목소리는 적게, 학부모와 교사의 목소리는 크게 약간 이런 불균형이 있어서….]
[조은혁 / 중산고등학교 1학년 : 교권 침해도 일어나고 하니까 지금 학생 인권이 너무 올라와서 이런 거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둘 다 같이 올라가야 한다고 보거든요.]
[이상민 / 삼정중학교 교사 : 때로는 경쟁을 하지만 아이들이 그 경쟁에 파묻혀서 졸업하는 게 아니라 끝에는 친구들 사이의 어떤 화합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학교가 (가야 할 길이) 아닐까….]
[홍원영 /: 원곡고등학교 교사 : 코로나 이후로 굉장히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대면해서 뭔가 같이 활동하는 것에 굶주려 있더라고요. 사회생활을 체험해보고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왕이면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그런 곳이 학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영상의 앞부분에 '겉은 비슷해 보이지만, 학교는 계속 변해왔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데, 과거와 비교해 보면 학교에는 어떤 변화들이 있나요?
[PD]
네, 가장 눈에 띄는 건 '학생 수'의 변화입니다.
우리 사회 저출산의 영향인데요.
올해 4월 기준으로 만 18세 이하 유치원과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587만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학령인구는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한 학급당 학생 수도 꾸준히 줄어들었는데요.
중·고등학교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 반에 40명 이상인 학급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2012년 한 반에 학생 수는 중고등학교 모두 약 32명에서, 올해 중학교는 25명, 고등학교는 22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물리적인 변화뿐 아니라 교내 분위기나 사제간의 관계 등 문화적인 변화도 있을 것 같은데요?
[PD]
네, 여전히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수직적이지만, 과거와 비교해보면 점점 수평적으로 바뀌고, 학생의 인권이 전보다 개선된 측면이 있습니다.
2010년 서울시교육청이 체벌 금지를 선언하고, 이듬해 교육부가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교 체벌을 부분적으로 금지했고요.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서울시, 광주광역시 등 16개 시·도 교육청은 '학생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의 '학생인권조례'를 제정, 공포했습니다.
학생인권 단체와 전문가들은 학교 체벌금지 선언이나 학생인권조례 등이 체벌이나 복장·두발 규제가 당연했던 학교의 풍경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고 평가합니다.
[앵커]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있지만, 입시로 인한 경쟁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된 것 같기도 한데요?
[PD]
네, 입시 경쟁은 영상에서 보신대로 교사와 학생이 모두 공감하는 부분인데요.
학생들의 여전한 입시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중학교 3학년의 절반, 일반고등학교 3학년의 60% 이상이 학업과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학업 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경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일반고등학교 3학년의 56%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월간 뉴있저'에서는 이런 '입시 문제'를 비롯해 '교권 침해', '학생 인권' 등 학교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함께 생각해볼 대안은 무엇인지 짚어보려 합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서은수 (seoes010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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