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발사 이어 동해서 ‘의문의 비행 활동’...합참 “분석 중”
북한이 9일 동해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탄착 지점 인근 상공에 군용기를 출격 시켜 의문의 비행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잠잠하던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도발을 재개한 것이다. 북한은 과거 미국 선거와 독립기념일 등 주요 정치 일정에 맞춰 도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미국 관심을 끌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31분쯤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290㎞, 고도 약 30㎞, 속도는 약 마하 6(음속 6배)으로 탐지됐다. 미사일 기종은 최근 북한이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나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등 신종 SRBM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숙천에서 북동 방향으로 날아간 미사일은 북한이 통상 SRBM 목표로 쓰는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보다는 서쪽에 있는 함경남도 인근 다른 무인도를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거의 같은 시간대에 군용기를 출격시켜 미사일 탄착 지점 부근에서 비행 활동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합참은 북한 군용기 항적 수 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런 공중 활동이 이번 미사일 발사와 연계된 것인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 선거 등을 맞춰 도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정일이 첫 장거리 미사일(대포동 1호)을 쏜 건 1998년 미국 중간선거를 석 달 앞둔 시점이었다. 2006년 첫 핵실험도 미 중간선거 한 달 전에 했다. 미국 대통령이 민감해하는 국정 중간 평가에 맞춰 대형 도발을 한 것이다. 미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7월 4일)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2006년과 2009년 독립 축제날에 대포동 2호 등 탄도미사일을 6~7발씩 난사했다. 워싱턴 휴일을 망쳐놨다.
북한은 지난 3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지만 2단 분리까지만 성공했다. ‘화성-17형’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다. 성공했으면 미국도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최근 북은 극히 이례적으로 북중 접경지역에서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을 발사하기도 했다. 도발 방식을 바꿔가며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비행 활동을 비롯해 최근 북한이 대규모 전투기 출격 등 군용기 훈련(무력시위)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군 당국은 북한 군용기 항적(航跡) 180여 개를 탐지, 공군 F-35 스텔스기 등 80여 대가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 지난달 6일엔 황해도 곡산 일대에서 황주 쪽으로 북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가 내려와 위협 비행을 하며 공대지 사격을 했고, 8일엔 15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 훈련’을 벌였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8일 실제 띄운 전투기는 수십대 수준으로 크게 부풀려 발표했다고 보고 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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