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장률 "효자 고극렬처럼…내 연기 원동력도 가족" [인터뷰M]

"제 연기 원동력도 가족이죠."

배우 장률이 연기 활동의 이유를 되새겼다. 아무리 칼에 찔려도, 높은 곳에서 추락해도 효심 하나로 다시 일어서는 고극렬처럼 책임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다.

9일 오전 장률은 iMBC연예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극본·연출 전우성) 인터뷰를 진행했다.

'몸값'은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재난 스릴러를 그린 드라마다. 이충현 감독의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파격성에 지진으로 무너진 세상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덧입혔다.

극 중 장률은 아버지의 신장을 구하기 위해 장기매매 경매에 뛰어든 고극렬 역을 맡았다. 심한 부상을 당해 피가 철철 흘러도 꿋꿋이 일어나 노형수(진선규)의 신장을 가져가려는 집착으로 가득 찬 인물.

장률은 고극렬이 이토록 신장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작품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고극렬의 전사(前史)를 풀어 설명했다.

"고극렬은 유도 선수로 생활했었다. 유도를 포기하는 순간도 있었을 거고,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아버지 원망하는 순간도 있었다. 병으로 누워 있는 아버지 바라볼 때 죄책감을 가졌다. 아버지를 한 번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해, 신장을 구해 아버지를 살려드리는 게 아버지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게 아닌가 생각했던 인물이다.

장률이 연기한 고극렬은 원작에는 없는, 새롭게 창작된 인물이다. 캐릭터 구현에 있어 더 세세한 디테일이 필요했을 터. 장률은 "집요함에 중점을 뒀다"며 "극한 상황에 내몰렸을 때 이 인물이 굉장히 집요해진다. 집요함은 두려움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했고, 이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마음이 집착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드라마 '마이 네임', '금수저'까지 연달아 강렬한 인상의 악역을 선보인 장률. '몸값'에서 선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억지스럽지 않게 다가가고 싶었다. 내 옆집에 사는 친한 아들처럼 친숙한 마음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연기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선함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악에 받치는 순간이 있는데, 이 인물의 목표가 보여주는 선한 마음, 굳은 의지와 사명감에 초점을 두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고극렬의 응축된 사명감과 책임감은 삶에 대한 의지로 나타났다. 추락해 물에 빠지고, 온몸에 피칠갑을 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고 또 일어났다. 이 때문에 "고극렬이 사실 좀비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이에 장률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반응이 재밌더라. 어디가 다치고, 얼마나 아프게 견디고 있을까를 고민하며 연기했는데, 그 부분이 좀비스럽게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효심을 원동력으로 끝까지 생존해 탈출에 성공했던 고극렬처럼, 장률의 연기 원동력은 무엇인지 물으니 "나 역시 가족"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요즘 들어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더 든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많이 못했었다. 부모님께 많은 사랑을 받고 대화하는 시간도 많았는데, 그런 감정의 교류 속에서 내가 관객들과 나눌 수 있는 감정을 선물처럼 주신 것 같다."

끝으로 장률은 "책임지라"며 끊임없이 노형수를 닦달하는 고극렬처럼, "항상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사람 사이 관계나, 사소한 순간들마저도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면 안 되겠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률의 차원이 다른 생존 서바이벌 '몸값'은 지난 4일 티빙에서 6회까지 공개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