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눈] 선 넘는 유튜버…처벌은?
[KBS 대전] [앵커]
'이태원 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남겨진 숙제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무분별한 현장 영상 유포, 그로 인한 2차 피해가 컸습니다.
유튜브 공화국이라 불릴만큼 파급력이 커지는 온라인 플랫폼, 그리고 이슈를 쫓아 자극적인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을 제재하거나 처벌할 방법은 없는 건지, 이한나 변호사와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 직후부터 현장 영상이 유튜브라든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자극적이고, 또 보기 불편하다는 분들이 참 많으셨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답변]
사건이 있었던 토요일 밤에 저도 유튜브를 통해서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뉴스 속보로 나오기도 전에 이미 유튜브나 SNS에 사건 현장에 대한 영상들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당초에는 이제 편집이나 모자이크 같은 필터링이 되어 있지 않은 영상들이어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앵커]
이제 뉴스 보도에서도 당시 화면을 사실은 처리를 좀 해서 최소한으로 전해드리려고 하고 있는데 문제가 된 고인들의 모습이 담긴 이 현장 영상들의 경우에 삭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답변]
사건 발생 이후에 관련 영상이나 사진들에 대한 삭제 요청이 여러 건 있었다고 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일주일간 약 한 100여 건 정도 삭제 요청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현재 지금은 이제 참사 관련한 영상들은 '정부의 법적 신고로 인해서 해당 국가의 도메인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영상이다'.
이런 문구와 함께 대부분은 삭제된 것으로 이렇게 보입니다.
이것들이 사실 유튜브에서 선제적으로 아니면 자체적으로 삭제를 했다고 보기보다는 사건 이후에 이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서 정부에서 유튜브 측에 삭제 요청을 한 것으로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건 사고 같은 그런 이슈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유튜버라든지 개인 방송, 규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법이 현재 없는 건가요?
[답변]
안타깝게도 지금 현재로서는 유튜브나 다른 SNS를 통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 규정은 없는 상황인데요.
유튜브에서도 올라오는 영상들을 프로그램 자체 내에서 걸러내는 기준이 있기는 합니다.
혐오 콘텐츠, 그 러니까 특정 집단을 혐오하거나 특정 집단에 대한 폭력으로 보일 수 있는 영상들을 삭제하는 기준을 두고 있기는 한데요.
문제는 유튜브가 이런 기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를 한다고 해서 과연 영상 삭제를 강제하거나 아니면 삭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그런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 건 이 개별 영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서 처벌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예컨대 이제 아동 청소년의 성착취물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저작권이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영상의 경우에는 해당 법령으로 처벌은 가능은 합니다.
근데 이렇듯 영상의 내용이 범죄에 해당해서 처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상 업로드 자체를 막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앵커]
재난이나 사고 영상에 대한 관련된 지침이 없다고 하더라도 요즘 온라인 플랫폼 파급력이 워낙 크지 않습니까?
그래서 관련 매뉴얼을 좀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고요.
우선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유럽연합의 경우에는 인종이나 종교, 성별에 대한 그런 혐오 콘텐츠에 대해서 엄격하게 제한을 하고 있거든요.
프로그램 자체에서 불법 영상물을 발견하면 즉시 삭제를 하도록 하고 있고 만약에 이런 제재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업체에다가 연 매출의 최대 한 6% 정도에 해당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그런 규정을 곧 시행을 한다고 해요.
그리고 독일의 경우에도 유럽연합처럼 유튜브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업체들에 대해서도 강하게 제재를 하고 있는데요.
'불법 콘텐츠를 발견하는 즉시 24시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런 규정들을 좀 두고 있기는 합니다.
근데 물론 개인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영상을 올리고 방송을 한다는 게 정보를 널리 알리려는 목적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보이고요.
매뉴얼이나 규제 수단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앵커]
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조회 수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가 계속 올라오는 걸 텐데요.
제도만큼이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노력도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이게 현행법상 유튜브 같은 경우에 방송으로 분류가 되지 않아서요.
방송법상 규제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단순히 삭제·접속 차단 시정 요구 정도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언론이 아니다 보니까 또 언론중재법의 대상도 아니고요.
[앵커]
그렇겠네요.
[답변]
인터넷 심의 방송 보도, 이런 제재는 전혀 받지 않고 있어요.
결국은 유튜브나 개인 방송의 경우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보는 사람들도 좀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TV나 라디오처럼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매체는 아니란 말이에요.
그래서 단순히 '나는 영상을 보기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이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또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가 될 수 있고 그리고 재생산될 수 있다. 이런 점까지 염두에 두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거나 우리 사회 집단 구성원 간의 갈등을 빚을 수 있는 그런 영상들을 좀 스스로 걸러내서 공유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참사 계기로 디지털 윤리 의식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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