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여가는 檢, 최측근 정진상 강제조사

이윤식, 최예빈 2022. 11. 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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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검찰 관계자들이 변호사 입회하에 국회 본청에 있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사무실 앞에서 압수수색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지난 8일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대선자금' 혐의로 구속기소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검찰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은 것이 이 대표 보좌 역할과 밀접하다고 보는 만큼 검찰 수사는 결국 이 대표를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정 실장에 대해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오후에는 여의도 민주당사와 국회 내 당대표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검찰은 당사에서는 달리 물증을 찾지 못했고 국회에서는 메모지 1장과 파쇄된 내용물, 전자정보 기록 등을 확보했다. 정 실장은 2014~2020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총 1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공직 직위를 남용해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에게 개발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다. 영장에는 이 대표와 정 실장이 '정치적 공동체'라는 표현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측은 압수수색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런 내용을 확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검찰이 그가 받았다는 '대장동 뇌물'과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라는 직책 간 연관성을 상당 부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뇌물죄와 부패방지법은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해' 각각 뇌물을 받거나 지위·권한을 남용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했을 때 적용된다.

법원의 영장심사 단계에서 청구된 혐의에 따라 판단 기준에 차이가 있다. 가령 범죄 혐의 적용에 대가성이 필요 없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영장심사에서도 대가성 여부가 영장 발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뇌물죄의 경우는 검찰의 청구서에 대가성에 대한 설명이 타당해야 발부된다. 두 법이 적용된다는 것은 정 실장이 받았다는 돈과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이라는 직무가 연관성이 있다는 검찰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 된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성남시 내부 결재 라인에 포함돼 있던 정 실장이 개발 사업과 관련한 비공개 정보를 민간 사업자들에게 알려주거나 인허가 등에 도움을 줬다고 보고 있다.

전날 김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기소한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받았다는 8억4700만원(실제 수수금액은 7억원대)에 대해 뇌물죄 적용 여부도 추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그 대가성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혐의로만 기소했지만, 앞으로 대가성이 증명되면 같은 수수자금에 대해 뇌물죄로 추가 기소도 가능하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3명이 형제처럼 지내는 관계였고, 성남시 개발 정책 추진 과정을 공유하며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과 유착돼 있었다고 보고 있다. 정 실장은 김 부원장의 공소장에도 그 이름이 적시돼 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종전에 확보한 진술 등을 토대로 정 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추진할 전망이다. 검찰은 '대장동 이재명 지분' 수사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에게서 자신의 대장동 사업 지분 49% 중 절반인 24.5%가 정 실장,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의 몫이란 점과 약정한 지분율에 따른 수익금 700억원 중 사업비 등을 제외한 428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대장동 재판에서 "2015년 김만배 씨가 자신의 대장동 지분 중 12.5%만 자신의 지분이고 나머지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윤식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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