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맥도날드가 될겁니다”…두고보라는 이 남자는 [인터뷰]

송경은 2022. 11. 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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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석사 출신으로
‘로봇이 굽는 1인용 피자’ 히트
5년만에 국내외 160개 매장
창이공항에 플래그십 매장도
“삼성·현대차만큼 유명해질것”
‘로봇이 굽는 1인용 피자’로 유명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의 임재원 대표가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놓인 피자를 자동으로 구워 순서대로 꺼내 주는 전자동 화덕 시스템인 ‘고봇 스테이션’과 함께 피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전 세계 공항에 ‘고피자(GOPIZZA)’ 매장을 열고 고피자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다음으로 유명한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로봇이 굽는 1인용 피자’로 유명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의 창업자인 임재원 대표(33)는 향후 5년 안에 고피자를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외식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의 진지한 눈빛과 차분한 말투 속에는 당찬 포부가 함축돼 있었다.

고피자는 임 대표가 2016년 서울 여의도 야시장 푸드트럭으로 출발한 피자 프랜차이즈다. 고피자는 임 대표가 직접 개발한 자동화덕 ‘고븐(GOVEN)’으로 피자 5조각으로 이뤄진 1인용 피자 6~8판을 3분 만에 구워내고, 이를 5400원(클래식 치즈 피자 기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혼밥족’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7년 서울 대치동의 한 평짜리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 홍콩, 인도네시아에서 1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35개가 해외 매장이다.

싱가포르경영대(SMU), KAIST 대학원(경영공학 석사)을 졸업한 임 대표가 물류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중 ‘내 사업을 하고 싶다’며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돈을 빌려 시작한 게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달에는 투자 혹한기임에도 미래에셋증권과 GS벤처스·CJ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한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받은 투자금 대부분은 해외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터미널2 출국장 내에 새로운 플래그십 매장을 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항 시설을 리뉴얼 하면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점하게 됐다. 공항 측에서 먼저 고피자에 출점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이공항점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매장에는 10여 명의 전문 연구인력을 갖춘 고피자 미래기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고븐 2.0’ ‘고봇 스테이션’ ‘고봇’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등 첨단 기기들이 도입될 예정이다.

고봇 스테이션은 사람이 고븐 2.0에 피자를 넣기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굽고 순서대로 꺼내 자르고 고객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따뜻하게 보관해주는 전자동 시스템이다. 로봇팔로 이뤄진 고봇은 고객이 피자를 가져가면 AI가 어떤 피자인지 인식해 자동으로 소스를 뿌려 준다.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은 피자의 토핑이 균등하게 배분됐는지 등을 AI가 알려 주는 시스템이다.

고피자가 해외에 진출한 것은 3년 전이다. 사업 초기부터 그가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인 것은 국내 피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였다. 임 대표는 “고피자가 최초의 1인용 피자라는 경쟁력이 있긴 하지만,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피자 업체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5년, 10년 후를 생각하면 해외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피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열심히 해외 곳곳에 매장을 열었다. 특히 홍콩을 제외한 3개국은 본사가 직접 현지 법인을 설립해 시장을 개척했다.

고피자는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본사와 가맹점을 합해 350억원 수준이다. 임 대표는 “내년에는 해외 매장만 100개 이상 오픈한다. 매출액 500~1000억원 규모로 무리 없이 흑자 전환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에도 임 대표는 고피자가 여전히 스타트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큰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하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피자는 여전히 스타트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븐 2.0과 고봇 스테이션, 고봇은 국내 일부 매장에서 테스트 중이다. 임 대표는 “이 같은 시스템은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해 주는 것은 물론, 인건비와 업무 강도를 낮춰줄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갓 구운 피자를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는 이전에도 자동 회전식 화덕 기기가 있었지만 7000만원 정도로 고가였다. 반면 고븐은 800만원 정도로 저렴하고 고븐 2.0과 고봇 스테이션 역시 합해도 2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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