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남쪽 도발때 쏜 미사일 60년전 소련제 '구닥다리'였다
북한이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며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이후에도 도발을 지속했다. '비질런트 스톰'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SRBM 4발을 쏜 지 나흘 만이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오후 3시 31분쯤 북한이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약 290㎞, 고도는 약 30㎞, 속도는 시속 약 7344㎞로 탐지됐다. 또 발사 원점에서 북동쪽 방향에 있는 무인도에 낙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낙탄 지역 근처에서 있었던 일부 비행 항적도 포착해 미사일 발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도발은 군이 사흘째 진행 중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 지휘소연습(CPX)인 태극훈련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이 지난 2일 휴전 이후 처음 북방한계선(NLL) 이남 미사일 도발에 동원했던 전력은 구형 지대공 미사일 'SA-5'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당국은 이날 동해상에서 건져 올린 북측 미사일 잔해물을 공개하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앞서 군은 해군 구조함인 광양함을 투입해 지난 6일 동해상에서 무인 수중탐색기로 북측 미사일 잔해물 추정 물체를 인양한 뒤 정밀 분석했다.
군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미사일 잔해물은 길이 약 3m, 폭 약 2m에 이르는 미사일 후방 동체와 주 날개 4개 중 일부였다. 잔해물 내부에서는 액체연료통과 엔진, 노즐 일부가 식별됐다. 잔해물에는 러시아어로 표기된 부분도 여러 곳 있었다.
군당국은 잔해물 형상과 특징을 분석해 해당 미사일을 SA-5(러시아명 S-200)로 특정했다. 소련이 1960년대에 개발한 SA-5는 현재 북한 시리아 이란 등 최소 12개국에서 운용하는 중고도 지대공 미사일이다. SA-5는 상황에 따라 이번 북측 사례처럼 지대지 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최근 러시아도 (SA-5와) 유사한 지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활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이 미사일을 분명하게 남쪽을 겨눠 의도적으로 NLL을 넘긴 것으로 평가했다. 군당국은 "북한의 이번 SA-5 미사일 발사는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며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당시 도발에 고체연료를 쓰는 KN-23·24·25 등이 아니라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구형 SA-5를 동원한 의도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북한이 대남 위협 효과를 챙기는 동시에 한국군이 잔해물을 인양해 미사일 전력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구닥다리' 미사일을 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최근 유례없이 빈번한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북한이 한정된 미사일 전력을 아끼기 위해 구형 미사일을 쐈을 개연성도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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