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ACC 기획전 ‘좀비 주의 Attention Zombies’
[KBS 광주] 20세기 초 서구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후 그 모습을 변모해가며 21세기 한국 영상문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좀비.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괴물' 좀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좀비의 다양한 양상을 돌아보고 시대를 은유하는 좀비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 현장을 만나봅니다.
좀비를 대중문화 기획의 결과물을 넘어선, 동시대의 상징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생사와 욕망, 혼돈을 좀비라는 상징물을 통해 현대미술로 풀어낸 전십니다.
[나은/학예연구사 : "'좀비'라는 대상이 비록 서양에서 시작됐지만 동양에서 특히 최근 한국에서 굉장히 많은 좀비물이 나오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요. 결국에는 좀비가 국경과 시대를 넘어서서 우리 삶을 반영하는 어떤 도상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좀비를 주제로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20세기 초반부터 최근까지 영상문화 속에 나타난 좀비물을 집대성한 작품입니다.
좀비라는 상상의 존재가 내포하고 있는 사회·문화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좀비의 핵심을 배고픔이라는 단순한 욕망으로 해석하고 현대인의 복잡한 욕망을 반추하는 작품도 눈에 띕니다.
[나은/학예연구사 : "욕망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 좀비처럼 단순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고요.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조금이라도 반성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하는 어린이의 신체를 형상화한 초콜릿 조각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초콜릿 분수.
작가는, 다국적 기업인 초콜릿 회사의 주식 데이터를 활용하여 주가가 오르면 조명이 작동하며 초콜릿을 기괴한 형태로 녹이는 모습을 통해 ’아동 착취’라는 일그러진 현실을 담아냅니다.
전시장 출구에 자리 잡은 네 폭의 대형 걸개그림.
탈핵운동가인 작가는, 폐허와도 같은 풍경 속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여 핵에너지와 인류의 미래를 묻습니다.
[나은/학예연구사 : "작가는 핵발전소라는 사회적인 이슈를 통해서 관객들이 관람객으로, 관찰자로만 남아 있지 않고 직접적인 증언자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큰 걸개그림을 그려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통해서 그림의 일부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문주영/관람객 : "좀비라는 건 무서운 건데 전시를 통해서 보니까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이 분위기에 압도된다라고 느낀 것 같아요."]
[김승민/관람객 : "좀비의 역사를 보니까 좀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좀비의 첫 번째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왔는지에 대해서 깨달았던 게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와 불안을 반영하는 사회적 거울, 좀비.
좀비의 상징성을 돌아보는 전시를 통해 그 의미를 재발견해보는 건 어떨까요.
문화톡톡 양재희입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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