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0조+α` 대책도 무색… CP금리 연 5%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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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0조원+α'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단기자금 시장의 바로미터인 기업어음(CP) 금리는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 등 장기 자금 조달 길이 막히자 기업들이 CP 시장으로 몰리면서 CP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 5.0%를 기록하기도 했다.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부도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잇따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지원책을 시행했지만 CP 금리는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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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10개월만에 최고치 경신
정부가 '50조원+α'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단기자금 시장의 바로미터인 기업어음(CP) 금리는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 등 장기 자금 조달 길이 막히자 기업들이 CP 시장으로 몰리면서 CP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 5.0%를 기록하기도 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상위 신용등급(A1급)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이날 오전 기준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5.0%로 집계됐다. CP 금리가 연 5.0%가 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월 15일(연 5.0%) 이후 13년 10개월 만이다.
연초 1%대였던 CP 금리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치솟았다. 지난 1월 3일 CP 91일물 금리는 1.55%였다. 특히 CP 금리의 상승세는 지난 두 달 동안 두드러졌다. 9월 20일과 21일 보합을 나타낸 뒤 한 달이 넘는 32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했다.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부도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잇따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지원책을 시행했지만 CP 금리는 잡히지 않았다. 당국은 CP 매입에 나섰지만 CP 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 대출을 늘리고 있다. 은행 대출이 여의치 않은 곳은 급전을 구하기 위해 CP 발행에 나서고 있다.
담보 없이 신용으로 발행되는 CP는 회사채와는 달리 수요예측 등의 발행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금리와 만기를 쉽게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의 금리 상승 여파로 대기업도 연 5~6%대를 제시해야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연내 한국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CP 금리는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있다. '빅 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미국과의 금리차가 1%포인트 벌어진 이상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약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인 연 3.0%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월 마지막 주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장안정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심리적 우려는 다소 덜어졌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시장이 안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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