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신율 "희생자 명단 공개해야 애도할 수 있다? 국민들 의구심 가질 수 있어"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2년 11월 9일 (수요일)
■ 대담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신율 "희생자 명단 공개해야 애도할 수 있다? 국민들 의구심 가질 수 있어"
-수사 지켜보자는 여당, 책임 있는 인사에 대한 조치부터 있어야
-정부 운영 투명성과 소통은 높이 평가, 메시지 전달 능력은 부족
-대통령 지지율 오른 이유? 민주당이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 조성
-엄청난 참사 겪었어도 정권 퇴진 소재로선 국민적 동의 못 얻어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2부, 정치권 이슈를 야무지게 찔러보고 날카롭게 분석해 똘똘한 해법까지 제안해 보는 시간. '신율의 콕!'으로 시작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하 신율)>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민주당과 정의당이 오늘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정조사 보다는 신속한 수사가 우선이다라는 입장을 보였고 대통령실에서도 반응이 나왔어요. 슬픔을 정치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을 했는데요. 본격적인 정쟁이 시작된 겁니까?
◆ 신율> 네, 그렇다고 봐야 되는데요. 일단은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여당이 수사 결과를 보고하자라고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여당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데?' 일반 국민들이 이렇게 믿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그 전제조건이라고 얘기를 할 때에는 첫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이른바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선행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한 것이 없이 자꾸 수사를 지켜보고, 팩트가 드러나면 다 맞죠.
◇ 이재윤> 진상조사를 하고 난 다음에 거기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 그런 얘기잖아요.
◆ 신율> 그건 법리적으로, 논리적으로 다 타당합니다. 그런데 그거는 법률가가 하는 얘기죠. 정치인은 사실은 여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사람들이 정치인들이에요. 그런데 정치인은 법리적, 논리적으로 타당하니까 이거는 그대로 해야 된다고 하면 국민의 눈높이와 잘 맞지 않는다라는 비난을 받을 수가 있고요. 이렇게 되면 사실은 본인한테 커다란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여론조사 두 가지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SBS가 넥스트 리서치에 의뢰해서 11월 7일부터 8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천 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실제로 현 정부가 대응이 '적절하게 잘했다'가 27.8%입니다. '적절하지 않았'다가 69.1%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KBS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서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인데, 여기에서도 참사 정부 대응이 '잘하고 있다'는 26.8%, '잘 못하고 있다'가 69.6%입니다. 그러면 대통령실이나, 아니면 여당이나 이런 여론조사를 토대로 해서 민심을 잘 들어야 돼요. 다시 말해서 지금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여당과 대통령실의 주장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라는 걸 보여준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 생각 잘해야 될 겁니다.
◇ 이재윤> 그러니까 정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이렇게 높은 것은 어떤 가시적인 조치가 없었다라는 지금 신 교수의 주장과 맥락이 통한다고 본다면, 어떤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죠?
◆ 신율>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책임자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죠.
◇ 이재윤> 대표적으로 이상민 장관이라든가.
◆ 신율> 그렇죠. 저는 이상민 장관이 책임질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이 법리적으로는 저는 문제가 없다고 봐요. 하지만 문제는 무슨 책임이냐 하면, 사실 보고 체계가 엉망진창이었잖아요. 그렇다면 그 보고 체계를 거기에서 책임져야 될 부분이 분이 누구냐 하면 행안부 장관이에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뭐냐 하면, 사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얘기를 참사 이후에 했지 않습니까? 물론 본인이 사과를 했습니다만 이러한 것들도 저는 사실 어떤 일정 부분, 국민 여론을 매우 안 좋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이 되고요.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논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가 흔히 도의적 책임이라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사실 거취가 빨리 결정돼야 한다라고 봅니다.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 이재윤> 법적인 책임을 묻기 이전에 정치적인, 도의적인 책임을 국민들한테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 그런 말씀이 되겠네요.
◆ 신율> 그게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하는 공정과 상식에도 걸맞는 얘기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이재윤> 민주당에서는 또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도 계속 요구하고 있거든요. 지금 윤 대통령은 국가 애도 기간 중에 희생자 빈소도 여러 차례 다녀왔고, 또 종교 행사에서도 죄송하다라는 말씀을 전해 주면서 사과의 말을 대신했는데. 이거로는 부족하다라는 건데, 어떻게 보세요.
◆ 신율> 제가 볼 때에는 부족하다 이런 것보다도 계속 조문을 가고 이런 노력은 또 나름대로 평가를 해 줘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러한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얼마큼 스며들었는가 하는 부분은 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좀 대통령실 측은 고려를 해야 될 거라고 보고요. 그것과 연관돼서 제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한 지 내일 10일이면 6개월이 되거든요. 6개월 평가라고 얘기를 했을 때, 6개월 동안 저는 잘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정부 운영의 투명성과 소통 같은 거는 굉장히 높이 평가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뭐냐 하면, 대통령실 전체가 메시지 전달 능력이 안 돼요. 이건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에요. 보좌하는 사람들의 문제인데, 메시지 전달이 안 돼요. 제가 메시지 전달 능력이 안 된다라고 얘기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뭐냐 하면, 지금 말씀하셨듯이 매일 조문 가고 이런 거 참 좋습니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는가를 한번 체크해 보면, 그러니까 제가 아까 말씀드린 여론조사 결과 같은 게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거에 대해서 사람들이 정말 가슴 깊게 느꼈다면 과연 그랬을까?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이재윤> 여론조사 얘기를 했으니까, 오늘 발표가 된 알앤써치의 여론조사도 한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뉴스핌 의뢰로 알앤써치가 조사한 내용인데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입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38.2%, 부정평가는 59.4%를 기록했습니다. 지금 전주보다 긍정평가가 2.7%포인트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2.1%포인트 하락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태원 참사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겠느냐 했는데 지지율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요?
◆ 신율> 저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상대적으로 올랐다'라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무슨 얘기냐 하면, 이태원 참사라는 정말 끔찍한 일에 대해서 대통령실은 나름대로 수습을 하려고 노력을 했죠. 그리고 민주당도 이 문제에 대해서 접근을 나름대로 대응하고 접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민주당의 이 참사에 대한 대응 접근 방식을 그다지 호의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것보다는 대통령이 낫다. 이렇게 생각돼서 저는 대통령 지지율이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그거는 제가 앞서 말씀드린 여론조사 결과하고도 연관돼서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민주당의 접근 대응 방식이라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얘기를 했을 때, 저는 국정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예를 들면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데 희생자에 대한 사진이나 인적사항 공개, 이런 문제들이 나오는데 이건 사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이걸 좀 알아봤는데 한국기자협회에서 재난보도준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18조를 보면 피해자 보호, 이렇게 돼서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 사람들의 명예나 사생활 심리적 안정 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돼 있고요. 19조 신상 공개 주의, '상세한 신상 공개는 인격권이나 초상권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라는 얘기로 돼 있거든요. 보도 원칙도, 기자협회에서 만든 준칙도 이런데, 정당에서 지금 유가족들이 "왜 우리 공개 안 해주느냐"라고 얘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걸 공개해야지 애도를 할 수 있다. 공개를 하면 더 슬퍼질 수 있다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 이게 과연 맞는 것인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라든지 민주당이 실제로 접근을 할 때, 혹시나 민주당 스스로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고 본인들은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볼 때는 '이게 조금 정치적으로 접근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 않았을까라는 걸 스스로 좀 돌아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여론조사에 대통령 지지율이 올랐네, 이거 왜 올랐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사실은 그게 상대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본인들이 조성하지 않았는가라는 측면을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 이재윤> 민주당이 그러니까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지적을 하셨는데요. 오늘 검찰이 민주당사에 대해서 압수수색까지 진행을 했는데, 오늘 이재명 대표가 한 얘기 가운데 하나는 희생자의 이름과 영정을 공개하라라는 내용이 있어요.
◆ 신율> 그거는 본인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이게 피해자 중심의 시각을 가지고, 피해자 중심으로 접근을 해야죠. 원한다면 해야죠. 그런데 그걸 원한다면 아마 피해자 유가족들도 자신들이 원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을 통해서 밝히지는 않을 겁니다.
◇ 이재윤> 어쨌든 국정감사장에서 문진석 의원에게 온 문자메시지, 여기에도 그 내용이 있지 않습니까?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과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했고, 또 추모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는 그 내용도 들어가 있는데. 이게 지금 현재 유가족이나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 신율>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저도 추론이니까 단정 지어서 얘기할 수는 없죠. 단,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뭐냐 하면 지금 거기에서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런 단어가 들어가 있죠. 그런데 유가족들의 의견을 과연 묻고서 그렇게 했는지. 예를 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는 표현을 이런 경우에는 쓸 수 있어요. 예를 들자면 상당수의 유가족들이 본인들의 이런 모든 것을 밝히고 싶어요. 그런데 정부가 막고 있어요. 그러면 야당한테 가서 우리 이거 밝히고 싶은데라고 얘기를 했다면, 그때 민주당은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 정부가 그것을 막고 있나요? 그걸 막을 수도 있는 세상도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저는 피해자 중심에서 유가족 위주로 생각을 해야지, 유가족의 의견이 과연 어떤지. 지금 156명의 안타까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빠져 있고, 그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정치권에서 이걸 공개를 해야 된다 말아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접근인지는 전 잘 모르겠어요.
◇ 이재윤> 지금 민주당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가장 크게 꼽는 원인으로 청와대 이전 문제, 이것과 관련해서 또 한동훈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 여기에 지금 초점을 맞춰서 공세를 펼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율> 제 생각에는 일단은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것. 예방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지 못했다는 것은 경찰을 비롯해서 지자체라든지 행정안전부 관련 모든 관계자들이 사실은 할 말이 없다라는 점을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마약과의 전쟁 때문에 이걸 했다. 예를 들면 형사 수사물 드라마를 보면 분명히 마약반하고 질서 유지를 통제하는 기동대하고는 완전히 분야가 다르거든요.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아니 경찰이 마약 단속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죠. 그리고 경찰의 마약 단속과 검찰을 연결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가 과연 무엇인지, 그런 얘기를 자세히 해줬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청와대 이전은 100일 경비단인가요. 대통령실을 경비하는 경비대대가 따로 있지 않습니까?
◇ 이재윤> 물론 그렇기는 한데 지금 민주당에서 하는 얘기는 지금 한남동 공관이, 사실 서초동 사저에서 윤 대통령이 출근하다가 최근에 이사를 했습니다마는 그 전에는 빈집이었는데 여기에 200명에 달하는 경찰 인력이 투입이 돼서 경비 인력의 공백이 생긴 것 아니냐라고 지적을 하고 있거든요.
◆ 신율> 그 경비 인력이 용산경찰서에 경비 인력이라는 얘기예요? 지금 그 부분이 중요한 게 용산경찰서의 경비 인력에서 200명이 빠졌다면, 제가 알기로는 용산경찰서에 전체 인원 수 다 합하면 대략 700명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정확한 숫자는 아닙니다. 이거는 제가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요. 그런데 200명을 한 군데에서 빼내면 3분의 1을 빼냈다는 건데, 그게 과연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대통령 출퇴근할 때 이럴 때 동원된 인력은 저는 용산경찰서에서 안 나가고, 용산경찰에서 지원하는 건 교통경찰 20명가량이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 정도만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면 어디서 200명을 빼냈길래,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는 건지도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줘야죠. 민주당의 주장이니까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고 얘기를 해야죠. 그런데 사실 확인하고 얘기했을 수도 있어요. 사실 확인을 민주당이 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디서 200명 나왔고, 이게 문제를 발생하는데 연관이 있다라고 얘기를 해줘야지. 무조건 대통령이 옮겼으니까 200명이 근로자 경비 인력을 빼가지고 참사가 생겼다. 이거는 설득력에 있어서 좀 부족하다는 얘기죠.
◇ 이재윤> 알겠습니다. 또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그날 있었던 광화문 일대의 시위가 원인이다라는 주장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신율> 저는 사실 그 주장도 그렇게 설득력은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용산경찰서장이 기동대와 함께 저녁을 먹은 9시 반쯤에 먹고 45분에 나왔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기동대는 그때 이미 원대 복귀를 하거나 이랬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거든요. 그렇다면 그때라도 기동대가 현장에 갈 수 있었다면, 제가 볼 때에는 가정이지만 참사를 예방을 했거나, 아니면 좀 더 나은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남는다고 보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 시위 때문에 그렇다라고 단정지어서 얘기하기도 힘들다고 봅니다.
◇ 이재윤> 지난주 토요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었습니다마는, 지난주 토요일날 시내에서 정권 퇴진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 집회이기는 했는데, 내용은 결국 윤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였는데요. 여기에 민주당의 버스 대절 공지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저희 방송에 나와서 현직 의원들이 정권 퇴진 집회에 참여하는 것 부적절하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율> 제가 볼 때에는 정부가 잘한 거 없습니다. 잘한 거 없지만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지금 이 엄청난 참사를 우리가 겪었는데 이것은 정권 퇴진의 어떤 소재가 될 수 있는가. 국민 여론이 과연 어땠는가라고 봤을 때는 아까 앵커께서 앞서서 여론조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2% 정도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런 여론조사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 뭐냐 하면 지금 퇴진 요구라는 거는 사실 너무 오버하는 거다. 그런데 하지만 시민단체는 그건 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문제는 뭐냐 하면 국회의원이라는 공인들이 여기 나갔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전 나갔는지, 안 나갔는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럴 리가 없다고 희망합니다만 만에 하나 나갔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나가는 것 자체는 문제 소지가 크다고 생각되는데, 이 집회의 배후. 그러니까 참여를 독려하는 데에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있었다는 것이죠.
◆ 신율>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것도 문제죠.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거버넌스라고 얘기를 하면 협치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거는 뭐냐 하면 정부, 정당, 기업, 시장, 시민단체 이게 다 어우러져서 각자 영역에서 일을 해가지고 한다는 건데. 만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한다면, 이 정당이라는 영역이 시민단체, 시민사회 영역에 들어온 거거든요. 그럼 그 시민단체는 더 이상 시민단체도 아니고, 정당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거죠. 만일 사실로 들어난다면.
◇ 이재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부적절한 것이다. 어제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 나온 해프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내용이 있죠. 국감 도중에 '웃기고 있네'라는 내용의 메모를 주고받아서 한바탕 소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 신율> 일단 첫째, 대통령 수석이라는 사람들이 거기 가서 뭐 때문에 '웃기고 있네'라고 얘기를 한 건지는 그것까지 밝히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얘기를 오갔다라는 사실 자체가 솔직한 얘기로 경악스러워요. 아니 이태원 참사를 다루고 있고, 서로 지금 공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뒤에 앉아가지고. 저는 그거는 어떻게 말이 안 나와요. 너무 상식 밖이라 말이 안 나옵니다.
◇ 이재윤> 사실 여야의 정치인들이 워낙 감정적으로 이렇게 대립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다 보니까,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신율> 본인들은 의원들을 상대로 하는 거 아니라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주호영 위원장이 그러면 무슨 얘기를 해라, 뭐 때문에 그렇게 됐는지. 그러면 오해를 많이 덜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얘기를 안 했잖아요.
◇ 이재윤> 그러니까요. 그런데 의례적으로 의원들 앞에 붙이는 얘기가 있잖아요. '존경하는 의원님'
◆ 신율> 저는 그거 아주 불편합니다. 싸울 때는 뭐 별별 얘기 다 하면서 싸우면서, 존경하는 김 의원께서. '웃기고 있네' 그 장소에서 그거는 도저히 설명 불가한 일이죠. 제가 어제 뉴스에서 보면서요. 진짜 할 말이 없구나. 제가 그 생각을 했었어요.
◇ 이재윤> 정치인들이 하는 말하고 속내는 다르다는 건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재명 대표도 옛날에 대선 과정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하면서 한바탕 또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이런 식으로 정치판이 점점 더 희화화되고 또 싸움터로 변해버리는 이런 지금 현재 정치 상황, 어떻게 보세요?
◆ 신율> 우리가 흔히 오픈 마이크라고 얘기를 하죠. 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얘기했다가 사고가 나거나 이런 것들이나, 아니면 이재명 대표의 어떤 그런 발언이나. 이런 것들은 제가 볼 때는 해프닝이고 그건 얼마든지 정치에서 있을 수가 있는 건데, 우리나라에서 문제는 뭐냐 하면 해프닝성 발언이나 있을 수 있는 발언들은 이거는 진짜 주변에 있는 그냥 그런 정치적 소재들이거든요. 근데 이게 우리나라는 가운데로 딱 하니 올라와요. 이게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정치의 주된 쟁점이 될 수가 없는 게 주된 쟁점이 되니까. 거기서 나타나는 현상이 뭐냐 하면, 그러면 주된 쟁점이 아닌 게 주되게 되잖아요. 그러면 감정 싸움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문제가 되는 거죠.
◇ 이재윤> 감정적으로 서로 격해지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게 한동훈 장관 사례가 아닌가 싶어요. 한동훈 장관도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습니다마는, 지금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이 있지 않았습니까? 결국은 지금 황운하 의원이 고소를 한 상황인데, 이런 식으로 자꾸 대결 양상. 개인적인 감정을 곁들인 모습을 정치 현장에서 국민들이 본다는 게 참 부담스러워요.
◆ 신율> 한동훈 장관이 나름대로 굉장히 기분이 안 좋 화가 나 있는 상태일 수는 있습니다. 제가 그분의 심리 상태까지 얘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장소가 국회였고, 공식적인 자리였어요. 거기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그런 식의 발언을 한 거는 아주 적절하지 못하고, 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발언 자체는 저는 아주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어쨌든 황운하 의원이 굉장히 기분이 나쁘고, 자기도 모욕당했다는 기분이 들어서 고소 고발을 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걸 가지고 제가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만, 정치의 사법화가 자꾸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좀 씁쓸합니다. 단 앞으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출석했을 때 자신의 개인적인 차원의 감정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건 반드시 삼가야 될 겁니다.
◇ 이재윤> 지금 이태원 참사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이 무겁습니다마는 여기에 정치권이 보여주는 행태도 그렇게 유쾌하지 않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내일로 취임 6개월을 딱 맞는데요. 앞으로 윤 대통령, 6개월을 지난 윤 대통령이 어떤 식의 정치 행보를 보여야 되는지요.
◆ 신율> 저는 딱 한 가지 제가 좀 바라고 싶은 것은 주위에 오랜 정치적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포진시켜야 합니다. 포진만 시키면 안 되고, 그 오랜 정치적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 경청만 해서도 안 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꼭 명심해야 될 건 본인은 정치적으론 초년병이다라는 생각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메시지 관리도 되고, 어느 정도 이 상황 관리도 되고요. 그리고 그래야만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됩니다. 이거는 제가 꼭 윤석열 대통령한테 부탁하고 싶어요.
◇ 이재윤> 원로 정치인들의 조언을 열심히 들어라. 듣고 행동을 옮겨라. 알겠습니다. 오늘 명지대 신율 교수와 함께한 '신율의 콕!' 순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율> 네, 감사합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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