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우선주의’ 확인 중간선거, 한국 외교 과제 커졌다

한겨레 2022. 11. 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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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국제질서의 전환점이 될지를 두고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각) 끝났다.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상원 선거 격전지들의 개표 상황은 초박빙이다.

바이든 정부가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강조해 온 데 더해, 공화당 주요 후보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강조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 흐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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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개표소에서 개표 담당자들이 봉투에 담긴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피닉스/AFP 연합뉴스

향후 국제질서의 전환점이 될지를 두고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각) 끝났다.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상원 선거 격전지들의 개표 상황은 초박빙이다. 상·하원 양쪽 모두의 다수당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두 당 모두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미국 제조업 부활’을 우선하고 중국에 대한 전방위 견제를 추진하는 정책 기조는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외교·경제의 과제도 더욱 무거워졌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격인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압승인 ‘레드 웨이브’를 예상하는 여론조사가 많았지만, 실제 결과는 공화당의 신승이었다. 하지만, 공화당의 하원 장악이 확정되면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이 분리되면서 2024년 11월 대선 때까지 미국 정치는 극심한 갈등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복지 확대나 기후변화와 관련한 법률과 정책을 무효화하려 하고 있다. 전세계 기후변화 대응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공화당 쪽은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 추진까지 시사하고 있고, 지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동조하는 공화당 후보들이 의회와 주정부에 다수 진출하면서 정치적 분열이 극한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한국의 외교·안보·경제 정책에도 적잖은 부담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거세지면서 한국의 안보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이 고립주의를 더욱 강화한다면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존하는 안보전략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난 2~5일 약 35발의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한 지 나흘 만인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중국, 대만 이슈 등에 강경 대응하려는 공화당 내 매파 목소리가 커지면서, 동북아의 강 대 강 긴장도 고조될 가능성도 크다.

바이든 정부가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강조해 온 데 더해, 공화당 주요 후보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강조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 흐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미-중 패권·기술 경쟁 사이에서 한국의 딜레마도 커질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한국 전기차 배제 조항이나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등 국내 업계가 직접 영향을 받는 사안에 대해 정부와 산업계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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