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때리기 '원조'가 온다…산업계, 공화당의 '美하원 장악'에 긴장
IRA 개정 난망…완성차업계 주시
배터리사 '달라질 것 없을 것' 전망
반도체업계 '수출통제 유예 끝나나'
[이데일리 이준기 함정선 신민준 김응열 기자] “(미국 야당인) 공화당이 힘을 가질수록 중국을 억누르기 위한 강력한 법안을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8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예상대로 야당인 공화당의 승리가 가시화하자 우리 산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단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의 대중(對中) 공세를 중심으로 한 각종 정책은 힘을 받지 못하겠지만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른바 ‘관세 폭탄’에서 보듯 궁극적으로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되레 예상치 못한 더 강력한 법안을 바탕으로 중국을 옥죄는 과정에서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우리 기업들이 부침을 거듭할 공산이 커졌다는 의미다. 한편에선 미국의 대중 압박이 강화할수록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을 늦출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론 호재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선 공화당이 일찌감치 IRA 개정을 공언했던 만큼 기대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IRA 개정이 추진되더라도 우리 입장을 반영해줄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IRA 법안을 개정하거나 폐기하기 위해선 (상·하원) 양원 동의와 함께 대통령 승인이 필요하므로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법이 곧바로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도 “민주·공화 양당 모두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미 정부의 통상 정책기조에 모두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국내 배터리사들 역시 이미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설비를 짓고 있고 IRA 통과 이후 호주와 캐나다 등으로 광물과 소재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중간 선거 결과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IRA 내용 중 핵심광물 요건과 관련해 ‘추출 또는 가공(extracting or processing)’에 대한 정의가 가이드라인에서 보다 명확하게 규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핵심광물 가공 공정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져야 경쟁사 대비 빠른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화당의 대중 압밥 기류는 민주당보다 강경하다. 미국 내 반도체 연구 지원과 생산 보조에 예산을 투입하는 ‘경쟁법’에 ‘미국이 녹색기후기금에 80억달러를 기부한다’는 내용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 법은 민주당 주도로 발의돼 지난 2월 하원을 통과했는데 공화당은 80억달러가 중국을 돕는 데에 쓰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중 압박의 기조가 강화할수록 중장기적으로 우리 반도체 업계에 이득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혼선 등의 악재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반도체 수요국에서 생산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시간도 번 셈”이라고 했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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