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2억짜리라고?”...둔촌주공, ‘옆집뷰’ 어쩌다 이런 설계가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임대주택 1046가구를 제외하고도 일반분양 물량이 4786가구에 달해 청약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분양 주택형이 주방 창문을 통해 이웃집 내부가 들여다보일 정도로 동간 거리가 좁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둔촌주공 전용면적 84㎡의 평면타입은 A부터 H까지 총 8개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것이 타워형 E타입이다. 이 타입의 분양 물량이 558가구로 가장 많은데, 주방창끼리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돼 있다.
주택 간 간격이 2m 수준으로 맞붙어 이웃집 내부가 들여다보이거나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용 59㎡에서도 동일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14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리는 C타입도 ‘옆집뷰’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판상형이면서 남향인 84A타입의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총 1780가구 중 조합원이 1562가구를 선점해 218가구가 남은 상황이다. 판상형이면서 동향인 84B타입과 84C타입은 각각 19가구와 7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그만큼 청약자로서는 피하고 싶은 타입이 당첨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설계라고 입을 모았다. 조합원이 로얄층·로얄동에 입주하고 비선호 주택형이 일반분양으로 풀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사례는 단순 호·불호 이슈가 아니라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심의를 어떻게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합 역시 집행부가 변경되면서 어떻게 된 사정인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률이 50%를 훌쩍 넘긴 현재 설계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진용 명지대 건축과 교수는 “용적률이 허락하는 한에서 세대 수를 늘려야 해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이 평면은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기 위한 것일 뿐 주거환경이 배려된 배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공단은 거실과 부엌에 바람길을 내기 위해 주방창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생활 보호가 더 중요한 입주민은 창문을 좀처럼 열지 않으려 할 테니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주택 간 거리 이슈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조합은 불투명 유리로 마무리하면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편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청은 이날 오후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열고 둔촌주공의 분양가를 뜯어보고 있다. 결과는 앞으로 1~2주 내 조합으로 통보할 방침이다. 앞서 조합은 3.3㎡당 평균 분양가를 4100만원대로 책정해 신고했다.
통상 최종 분양가가 조합이 정한 분양가보다 소폭 낮은 가격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둔촌주공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700만~39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적용하면 전용 59㎡는 10억원 이내, 전용 84㎡는 13억원 안팎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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