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다 안 풀렸다"…1차지명 기대주 터졌다? '4년 0G' 잊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올 시즌으로 한이 다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NC 다이노스 우완 김시훈(23)은 지금에 만족할 생각이 없다. 마산고를 졸업하고 2018년 1차지명 유망주로 입단해 지난해까지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설움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김시훈은 올해 선발과 불펜으로 59경기에 등판해 4승5패, 11홀드, 83⅓이닝, 평균자책점 3.24로 활약하며 호평을 들었지만, 앞으로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더 많이 남아 있다.
8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김시훈은 "이 정도 성적으로 꾸준히 4~5년 정도 던지면 그때는 한이 풀렸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 늦게 시작했지만, 꾸준히 한을 풀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시훈은 올해 NC 마운드에서 팔색조로 활약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을 때 7경기를 책임졌고, 롱릴리프와 필승조까지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나섰다. 그만큼 김시훈에게 1군 마운드는 4년 동안 쉽사리 닿지 않은 간절한 자리였다.
덕분에 1년 만에 그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많이 달라졌다. "뭐 하고 지내냐, 야구 안 하냐"는 말을 더는 듣지 않아도 된다.
김시훈은 "반응이 180도 바뀐 느낌이다. 알아보는 분들도 많고, 뿌듯하다는 분들도 많아서 감사하다.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셨다. 1차지명이 돼서 빨리 1군에 올라가서 던지는 것을 상상하셨을 텐데, 4년 동안 아무 성적 없이 있다 보니까. 부모님께서 겉으로는 표현 안 하시지만, 아쉬운 마음이 있으셨을 것이다. 올해부터는 보여 드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시훈은 지난 4월 3일 열린 창원 SSG 랜더스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토록 바라던 1군 데뷔전. 김시훈은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그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낸 게 반짝하고 말 일이 아니란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김시훈은 "데뷔전에 삼진 3개 잡고 내려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첫 타자는 볼카운트 2-0에서 포크볼을 떨어뜨리면 땅볼이든 뭐든 걸리겠단 생각으로 던졌고, 두 번째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아웃카운트만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삼진을 잡았다. 마지막 타자는 삼진을 잡아야겠다 욕심이 났는데, 진짜 잡아서 당황했다. 형들이 데뷔전에 삼진 3개 잡고 내려오는 애는 처음 본다고 하더라"고 되돌아봤다.
자신감이 붙은 김시훈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아직 제구가 베테랑처럼 완벽하지 않아 이닝당 투구 수가 많은 단점은 보완해야 하지만, 올해 여러 보직을 경험하면서 타자와 싸우는 법을 체득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강인권 NC 감독은 "타자랑 상대할 때 자신감이 붙은 게 보인다. 경험이 쌓이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생겼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좋은 커브가 있지만, 각이 큰 커브의 활용도를 높이는 집중 훈련을 하고 있다. 내년에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시훈은 올해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공을 던진 만큼 마무리캠프에서는 회복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만큼 2년차 징크스에 빠지지 않도록 몸도 마음도 단단히 준비하려 한다.
김시훈은 "아직까지 몸이 힘든 것은 모르겠다. 준비를 착실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나태해지지 말고 똑같이 준비하려 한다. 그리고 '당연히'라는 말은 빼고 싶다. 당연히 내년에 셋업맨, 당연히 1군, 당연히 스프링캠프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올해 준비한 것처럼 똑같이 경쟁하려 한다. 아직 미국 캠프에 갈지, 1군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모르는 일이다. 올해처럼 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고 지난해와 똑같이 준비하면 2년차 징크스는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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