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압승 기대했던 트럼프, 민주당 선전에 혼란 겪고 있어"

정윤미 기자 2022. 11. 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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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밀던 공화당 후보들, 일부 경합주에서 줄줄이 낙마
'플로리다 쾌거' 트럼프에 정치적 부담…대선 경쟁자 견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반달리아 데이턴 국제공항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은 큰 격차로 이기고, 상원도 어렵지 않게 차지해 '레드웨이브'가 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민주당이 예상밖 선전을 펼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압승에 대한) 기념행사를 원했지만 환호할만한 게 많지 않다"며 "그는 이번 선거에서 대략 300명 후보자를 후원했지만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합 주들의 결과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NBC뉴스에 "공화당의 물결(레드웨이브)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원 최대 경합주 3곳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존 페터만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폭 지원한 메흐메트 오즈 공화당 후원을 상대로 접전 끝에 2.5%포인트(P) 차로 당선됐다. 또 다른 경합 주 조지아와 네바다는 선거 전 공화당에 다소 유리할 거로 전망됐으나 0.5%P 이내로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격전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들이 패배했거나 지지율이 저조했다고 NYT는 꼬집었다. 더그 마스트리아노·메흐메트 오즈 두 공화당 후보는 펜실베이니아를 장악하기 위해 각각 주지사·상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애리조나도 상황은 비슷했다. 공화당은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내세워 민주당이 차지한 상원을 빼앗으려 했으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56% 진행된 상황에서 마크 켈리 민주당 후보(56.3%)와 격차가 대략 15%P 차이 난다. 기존 주지사직은 케이티 홉스 민주당 후보에게 내줬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9일 오전 4시 접전지 12곳 가운데 8곳은 공화당(플로리다·미주리·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과 민주당(콜로라도·뉴햄프셔·펜실베이니아·워싱턴)이 반반씩 차지했다. 조지아·위스콘신·애리조나·네바다 등 4곳은 개표 작업이 한창이다.

익명의 한 소식통은 NYT에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선거를 관전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선거 결과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리조트에 모인 사람들에게 짧게 연설했는데 케이티 브릿 앨러버마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에 대해서만 칭찬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의 가장 큰 쾌거로 꼽히는 '플로리다 상원·하원·주지사·검찰총장 4곳 압승'에 대해 언급하며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진 상원 선거에서 가장 먼저 빨간불을 켜고 3연임에 안착했다.

다만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찰리 크리스트 민주당 후보를 20%P 큰 차이로 이기고 재선한 데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다음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벌써부터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드샌티스 주지사의 대선 출마에 대해 알려진 바 없지만 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그의 출마 가능성에 가장 많이 화가 나 있다"고 전했다.

예상과 다른 접전으로 고전하고 있는 공화당이지만 상원을 제외한 하원·주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후원을 받은 공화당원 140여명은 이미 정치권에 안착했고 당내 그의 절대 권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법(PRA) 위반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있다. 중간선거 압승으로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그의 대선 전략이 순탄하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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