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바나나, 장바구니 부담 덜까.. 할당관세 ‘초읽기’

제주방송 김지훈 2022. 11. 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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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물가 안정 선제 조치.. "입법 절차 완료"
고등어·명태, 바나나 등 10개 품목 할당관세 확대
수확철, 제주 비롯 산지 농가 경쟁력 하락 우려
소비자 선택 확대 VS 유통업자 이익만 더할 수도
고환율 등 영향, 수입산 가격 올라.. 추이 불투명
"할당관세 근본적 물가 대책 아니" 지적도 나와


고물가 추이 속에,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서민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할당관세 조치가 확대 시행될 전망이어서 산지 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무관세로 바나나와 파인애플, 망고가 시중에 풀릴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수입산 유통 물꼬가 트여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고 선택지를 넓힐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가뜩이나 수확시기에 국산 과일들 입지만 좁아지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도는 예측 불허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현재 고환율 영향에 수입산 과일 자체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입니다.

유통가도 수입산 판매를 줄이면서 국산 물량을 늘리는 양상인데, 얼마나 판도 변화가 생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달 28일 '동절기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할당관세 확대 시행 계획'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고유가·고환율이 계속되면서 서민층의 난방비 부담과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서 서민생활 안정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등 난방연료와 고등어·명태 같은 수산물 등 10개 품목에 대해 연말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10개 품목에 바나나와 파인애플, 망고 등 과일이 포함돼 있습니다. 현행 30%인 관세를 0% 할당관세를 적용한다는게 골자입니다.

이같은 내용의 '관세법 제71조에 따른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으로 법제처 심사를 마치고, 지난 8일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최종 공포만 남겨둔 상태입니다.


■ 수입 과일 가격 인하.. "157억 원 지원 효과"

열대과일 가격이 특히 강세를 보여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한다는게 기재부의 설명입니다.

실제 9월 기준 바나나 가격은 전년 대비 11.2%, 망고는 18.5%, 파인애플은 16.4% 각각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수입 과일 가격이 인하될 경우 전체 157억 원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재부는 덧붙였습니다.

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한 것은 2011년 바나나·파인애플 이후 11년 만으로, 당초 수입 과일 품목에 오렌지도 포함하려 했지만 감귤 산지 반발이 예상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과일 소비 등 감소.. 감귤 등 시세 하락 추세

할당관세 조치에 따라 산지 농가 우려는 커지는 상황입니다.

유통업계와 농가 등에 따르면 감귤을 비롯해 포도나 감 등이 출하시기를 맞았지만 시세가 그리 호조세는 아닌 탓입니다.

실제 제주산 감귤만 해도, 지난 8일까지 전국 9대 도매시장 노지온주 평균 경락가는 5㎏ 기준 7,120원으로 지난해 11월 한 달 평균가(7,700원)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평균 경락가는 8,070원으로 2021년산(7,840원)이나 2020년산(7,000원)보다도 높았습니다.

품질이 나쁜 것도 아니지만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과일 소비가 줄었고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것도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 농가 부담, 경쟁력 하락 부추길 수도

농산물 유통업계에선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고, 소비 물량 감소에 따라 산지 채산성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시중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분위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들이 대거 유입된다면 국산 과일 수급이나 유통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얼마나 소비자 부담을 덜 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수입상이나 해당 유통업계 당사자들 몫만 키우고 산지 부담만 가중시키는게 아닐지 걱정"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 해당 아열대 작목 농가들 역시 직접 대상자로 수입산 유통 추이에 촉각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의 경우, 150여개 농가에서 60여 헥타르(ha)에 아열대 과수를 재배해, 전국 생산량의 20% 이상인 1,296여 톤을 생산했습니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농가 호수는 전국적으로 1%대 증가했고 제주는 100여개 농가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재배 면적도 45ha에서 40%상당 늘었습니다.

■ 수입산 과일 가격 오름세.. 국산 과일 “해볼 만 하다”

그렇다고, 당장 판도 변화를 점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관세로 들여온다고 해도, 현재 국내 농가의 과일 출하량이 늘고 있는데다 하반기 들어서 국산 과일 가격 역시도 현재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수입산은 고환율 여파에 가격이 계속 오르는 실정입니다.

수입바나나(1kg 6조각)의 평균 소매가격이 3,350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올랐고, 망고(1개)가 7,000원대, 파인애플(1개)도 7,000원에 육박해 각각 30%와 7% 가까이 상승한 상황입니다.

또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산은 수확기 출하가 늘면서 가격이 다소 내리는 반면, 수입산은 환율과 맞물려 가격이 계속 올라 여러 판로를 알아볼 정도"라며 "결국 소비자 선택이긴 하지만, 어느 수준으로 수입산 가격대가 형성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원달려 환율 추이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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