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최성범 누구보다 열심"…정진석 "눈물 CPR 알고 있다"(종합)

최동현 기자 한병찬 기자 2022. 11.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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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 이태원 참사 현장 점검…정진석, 유족 껴안고 위로
鄭, 최성범 서장 선처 호소에…"책임 소재 규명에 편견 없을 것"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한병찬 기자 = 국민의힘은 9일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용산경찰서와 이태원 파출소, 용산소방서 등 관할 당국의 초동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있어서 절대로 어떠한 바이어스(bias·편견)도 개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노력을 다해 사고의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이태원사고조사및안전대책 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참사 현장을 점검했다. 특위는 현장을 찾기 전 용산경찰서를 방문해 임현규 신임 용산서장 등 담당자들을 상대로 경찰의 늑장·부실 대응 및 증거인멸 정황을 질의했다

비대위는 이날 용산구 녹사평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참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어 현장 치안과 구조를 담당한 이태원 파출소와 용산소방서를 찾아 참사 당시 현장 상황과 초동 대응을 상세하게 들여다봤다.

정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소에 헌화했다. 정 위원장은 조문록에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하늘의 별이 되신 156명의 젊은 영혼 앞에 다짐드립니다. 슬픔과 회한을 가슴에 품고 안전한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부디 영원한 안식과 평화가 함께 하소서'라고 적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 위원장은 참사 현장에서 임현규 용산서장을 상대로 △사고 당일 인파가 도로 몇 차선까지 몰렸는지 △현장 인근 도로 4차선을 차단했는지 △과거 대형 인파가 군집했을 때는 도로를 통제했었는지 등을 묻기도 했다. 임 서장은 "당시 차도를 차단하지는 않았다"며 "과거에도 핼러윈 때는 차도 차단은 하지 않았고, 세계음식축제 때는 차도에 자체 부스를 만들어서(통제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신민준 용산소방서 현장대응 단장을 상대로도 "골목에 투입한 소방대원은 몇 명이었나", "진입했을 때 경찰 인력은 얼마나 됐나" 등을 확인했다. 그는 15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골목을 한참 동안 바라보면서 "이 좁은 골목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경사진 부분이 아니라면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나, 밀려서 넘어온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장"이라며 "우리 156명의 젊은 미래세대인데, 현장에 와서 보니까 정말 다른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팀장급 관계자들이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것을 탄원하는 소방서 관계자들의 호소를 들었다. 정 위원장이 정부 관계자의 브리핑을 받으며 이동하던 중, 유가족이 왔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려 유가족을 껴안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119안전센터를 찾아 신진산 이태원 119 안전센터장과 포옹하며 격려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김형락 용산소방서 감찰 주임은 브리핑을 마친 뒤 "죄송하지만, 한 가지 청을 드려도 될까요"라며 정 위원장에게 다가왔다. 그는 "저와 서장님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서장님과 지휘대장이 피의자 신분이 되어 압수수색을 받았다. 누구보다 (희생자 구조에) 열심이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자책하지 마십시오.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국민들도 우리 소방서 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CPR(심폐소생)을 하는 모습을 보셨다. 오늘 119 소방의 날인데 이런 만남을 갖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위로했다. 이어 "억울한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위원장은 이태원 파출소와 119 안전센터까지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서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초동 대응이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출소 당시 근무자들이나 119 근무자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출소와 소방센터 브리핑도 들었지만 충분하지 못한 인력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CPR을 하는 모습도 제 뇌리에 생생하다"며 "목이 터져라 인파 분산에 애썼던 김백겸 경사의 얼굴도 떠오른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데 있어서 절대로, 어떤 바이어스도 개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파출소를 방문해 일선 경찰관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 위원장은 "명명백백하게 사고 원인과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 과정이 투명하게 국민에게 전달됨으로써 새로운 대책을 만들 수 있다"며 "이만희 위원장을 필두로 한 이태원 사고조사 특위가 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와 특위가 모든 노력을 다해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참사 희생자 명단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더 아픔을 줄 수 있다는 측면으로 생각해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건 원내지도부에게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특위 위원장은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 계획에 대해 "일단 금요일(11일)에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관계자들을 출석시켜서 그간 진상을 보도 듣고 진행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다음주에는 현장 방문을 필요하면 하고 전문가들과 재발방지에 필요한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당 이태원 사고조사특위는 용산경찰서가 참사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핼러윈 대책회의에서 기동대 동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도 상급 기관인 서울청에 인력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을 강하게 지적했다.

김병민 특위 위원은 이날 용산서에서 진행된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용산서가 지난달 27일 핼러윈 대책회의에서 기동대 동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도 서울청에 요청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위 위원들의 이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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