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손태승 회장 중징계 연임 빨간불 켜졌다

금융위, 라임펀드 관련 '문책경고'
임기 만료 5개월 연임 쉽지 않을듯
우리금융 "관련내용 면밀히 검토"

금융위원회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를 의결하면서 연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9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우리은행에는 사모펀드 신규판매를 3개월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업무 일부 정지 제재를 내렸다. 이로써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손 회장이 연임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늘 열린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 금융감독원 검사결과 발견된 위법사항에 대해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및 퇴직 임원 문책경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 일부 정지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로서 사모펀드 신규판매를 3개월간 정지하는 것"이라며 "금감원장에 위탁된 임직원 제재는 금감원에서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4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 제재 처분이 필요하다고 결정, 금융위에 제재안을 송부했다. 금융위는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이같은 제재안을 원안대로 확정한 것이다. 금융위는 앞서 여러 차례 안건소위원회를 열고 제재안을 논의한 끝에 이날 정례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되며,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라임펀드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이다. 피해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당시 우리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손 회장에 대해 금감원은 라임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신규 펀드 출시를 중단하면서도 기존 펀드 판매를 함께 중지하지 않은 것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로 해석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과 관계없이 우리금융그룹은 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화와 국민경제의 위기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손 회장의 연임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다만 손 회장이 DLF(파생결합펀드)사태 때처럼 금융당국 징계에 대한 행정 소송을 제기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