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에 경영 악화" 불만에... 고용부 장관 "8시간 추가근로 가능케 할 것"

곽주현 2022. 11. 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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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이 올해 말까지 활용할 수 있었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영세기업 4곳 사업주 및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8시간 추가 연장 근로제 유효기간을 2년 더 늘릴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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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왼쪽에서 두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8시간 추가근로제를 사용하는 음식업·유통업·제조업 사업장의 사업주·근로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이 올해 말까지 활용할 수 있었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영세 사업장 목소리를 앞세워 당위성을 홍보하려는 것이다. 노동계는 "실근로시간을 줄여 나가겠다"던 정부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영세기업 4곳 사업주 및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8시간 추가 연장 근로제 유효기간을 2년 더 늘릴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건의한 사안이었다.

8시간 추가근로제는 2018년 7월 주 52시간제가 시작될 때부터 시행된 제도로, 30인 미만 사업장의 영세성과 인사·노무관리 취약성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주 60시간까지 허용해주기로 한 일종의 '보완 장치'였다. 그러나 중소기업 현장에서 터져나오는 목소리와 심각한 경제 상황, 구인난 등을 고려해 고용부는 2년간 일몰기한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30인 미만 사업장, 특히 숙박·음식업과 제조업은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이 연내 통과될 수 있도록 당정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규모별 빈 일자리율 추이. 빈 일자리는 구인활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원하지 않아 비어 있는 일자리를 뜻한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사업주들은 주 52시간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 철강업체 대표는 "월별 수주량 변동이 많은데 추가연장근로제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면 생산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대 생산량에 맞춰 추가 채용하면 생산량이 줄 때 잉여인력이 발생하고, 비숙련 일용직을 사용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업체 대표는 "52시간제에 맞추면 생산성 감소, 납기 지연, 연장수당 감소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만 폭증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주 8시간인 추가연장근로 한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의 '추가연장근로 찬성' 목소리도 나왔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한 근로자는 "임금 수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에서 8시간을 더 일하면 수당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여섯 번째)이 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8시간 추가근로제를 사용하는 사업주 및 근로자와 간담회를 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여러 조치가 주 52시간제에 '구멍'을 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서 제조업과 국외 건설현장의 특별연장근로 한도 가 180일로 확대됐고,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연장근로 기한 연장 등 '예외적' 조치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고용보험 적용 근로자 1,455만 명 중 30인 미만 기업 종사자 수는 약 650만 명으로, 전체의 44.7%에 달한다. 사실상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는 향후 2년간 주 52시간제를 적용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감소를 핑계로 대는 건 비겁한 행동"이라며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어느 정도 보존해주면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지금처럼 조금씩 예외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면 영세 노동자들은 평생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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