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대 이상 선전했지만… 바이든 집권 후반기 입지 ‘흔들’ [美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美 유권자 경제에 가장 큰 관심
현 정부 물가 못 잡은 책임 물어
트럼프 차기 대선 출마 어려울듯
후원 후보들 줄줄이 ‘고배’
■미 유권자들, 낙태보다 물가상승에 더 관심
이번 선거에서 낙태권리와 기후변화, 범죄, 이민, 총기규제 같은 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미국 유권자들에게는 주식시장 부진과 침체 발생 우려, 그리고 40여년 만의 높은 물가상승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103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행정부를 믿고 따르기를 기대했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과 잇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과 이로 인해 앞으로 나타날 실직자 증가라는 눈앞의 현실이 시급했다.
공화당 후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일자리 창출 과시에 대해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인 반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부양책이 경제를 과열시키면서 물가를 끌어올렸으며 미국내 원유생산 제한을 풀지 않아 기름값을 오르게 했다고 비판해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캠페인 매니저 칼 로브는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 유권자들에게 낙태를 할 권리가 우선 문제가 아닌데도 민주당은 주요 이슈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치적을 내세워온 재정적자 감소는 코로나19 부양책이 종료되면서 나타난 것이며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마당에 연방정부의 예산이 많이 나가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설문조사에서 대상자의 62%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처를, 58%는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민주당에 지지표를 던질 것을 호소했다. 또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폐기하는 판결을 내리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집하면서 투표 열기를 일으키는 듯했으나 이 문제에 집착하는 것으로는 상하 양원을 모두 잡기에는 부족했다.
선거를 앞두고 야후뉴스와 유거브(YouGov)가 10월 27~31일 마지막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 1641명 중 38%가 인플레이션을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봤으며 민주주의(18%), 낙태(10%), 범죄(5%)가 그 뒤를 이었다.
또 75%는 미국 경제 상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관련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2024년 바이든 대 트럼프 재대결 힘들지도
이번 중간선거 결과 오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바이든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 양원 다수당 자리를 지킴으로써 2024년 재선의 포석으로 만들려 했으나 당내에서도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고위 지도부는 올해 79세인 바이든 대통령 외에 82세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 71세인 찰스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고령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내부에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문제는 강력한 대선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포기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계획안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CNN의 출구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의 3분의 2는 바이든의 재출마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주 중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대선 출마 공식선언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후원한 후보들이 기대에 못미친 반면 후원하지 않은 후보들이 선전해 공화당에서 입지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 잠룡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여유롭게 재선에 성공하면서 힘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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