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신용경색 '금융위기' 수준… CP금리 5% 넘었다 [금융시장 냉각 심화]

김현정 2022. 11. 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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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신용경색이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돌아갔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CP 발행시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의지는 강한 편이지만 여전히 신용시장 불안심리는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긴축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CP 3개월물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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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자금조달 애먹어
회사채 대신 CP 발행 급증
CD금리와 격차 100bp 넘어
2009년 이후 13년 9개월만
기업들의 신용경색이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내외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 경기침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기감이 커진 결과다. 특히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와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이슈는 국내 신용시장 불안심리를 더욱 가중시키는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에도 기업들의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9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 창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101bp(1bp=0.01%p)를 넘어섰다.

100bp를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16일(128bp) 이후 13년9개월여 만이다. CD와 CP의 금리차가 확대됐다는 것은 은행의 신용도와 비교해 기업의 신용도가 악화했음을 의미한다. CP 금리는 이날 5.02%에 마감했다. 2009년 1월 14일(연 5.1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CP 발행시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담보 없이 신용으로 발행되는 CP는 발행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금리와 만기를 쉽게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 위험요인을 알리는 투자설명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을 진행해야 하는데 CP 발행은 이 같은 부담도 피할 수 있다.

회사채 시장 냉각도 점입가경이다. 크레디트 스프레드도 153.7bp를 기록했다. 2009년 4월 29일(157bp) 이후 최대치다. 공모채는 10월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조기 폐장을 맞은 가운데 사모채시장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들의 조달 어려움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량에 투자할 기관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크레디트 채권시장은 패닉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당국의 안정화 방안에도 투자심리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융당국의 안정화 방안 효과는 과거 2008년이나 2020년 대비 미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이슈로 신용시장 불안심리가 재차 부각됐다"면서 "시중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상환자금을 마련해 예정대로 신종자본증권 상환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의지는 강한 편이지만 여전히 신용시장 불안심리는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긴축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CP 3개월물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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