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전향 3년 차 100이닝 돌파, “내년에는 선발 풀타임 도전장” [오!쎈 인터뷰]
[OSEN=부산, 손찬익 기자] 눈에 띄지 않지만 묵묵히 제 몫을 하며 팀에 공헌하는 선수를 두고 ‘언성 히어로’라고 부른다.
롯데 자이언츠의 ‘언성 히어로’는 나균안(투수)이다.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9경기에서 3승 8패 2홀드(평균자책점 3.98)를 기록했다.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3년 만에 롯데 마운드의 주축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은 투수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꾸준하게 준비 잘하고 있다. 경기 전 포수와 대화를 나누고 투수 코치, 배터리 코치와 미팅을 통해 경기를 준비한다. 경기할 때 계획대로 잘 실행하고 있다. 또 경기 중 수정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 “나균안은 코칭스태프와 원만하게 소통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더 좋은 투수가 될지 잘 알고 있다. 지난해보다 구사하는 구종을 줄이고 장점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볼배합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나균안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투수로서 많은 걸 배우고 느낀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 준비하면서 선발 투수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불펜에 있을 때 불펜 투수로서 잘 준비했다. 다양한 보직을 소화한 게 제겐 많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나균안에게 9월 1일 잠실 두산전은 올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 선발 투수로서 7회까지 책임지면서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11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데뷔 첫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9월 1일 두산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투수 전향 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고 그날 이후 경기력이 좋아졌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투수 전향 후 코칭스태프는 물론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 나설 때 (박)세웅이 형과 (이)인복이 형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세웅이 형이 ‘선발 투수로서 구종이 단조롭다’고 하셔서 이 부분을 보완하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 인복이 형과 이야기를 자주 나눴는데 경기 후 투구 내용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나균안은 또 “불펜 투수로 나설 때 (구)승민이 형과 (김)원중이 형의 조언이 정말 고마웠다. 저보다 훨씬 경험이 많으니 체력적인 부분을 비롯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배영수 투수 코치는 나균안에게 ‘1선발’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구위가 뛰어나다는 의미다. 그는 “코치님께서 ‘1선발 가능하냐’고 자주 물어보시는데 ‘어떠한 상황이든 마운드에 오르면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질 자신 있다’고 대답한다”고 전했다.
이어 “코치님께서 선발 이야기를 자주 하셔서 저도 선발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올 시즌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했는데 내년에는 선발 풀타임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 선수들은 마무리 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날렵해진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입에서 단내가 날 만큼 훈련 강도가 높다 보니 선수들의 체중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였다.
그는 “훈련이 힘들다고 하는데 그런 만큼 12월과 1월에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캠프 동안 열심히 훈련했는데 쉬어버리면 지금껏 노력했던 게 물거품이 돼버린다. 더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균안은 시즌 후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배성근을 두고 “(배)성근이 형은 저와 투수 전향 배경이 다르다. 저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투수로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성근이 형은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하다”고 선배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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