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재능 많다"…'데시벨' 김래원, 한석규 응원에 다잡은 연기 의지(종합)[인터뷰]

김보라 2022. 11. 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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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전문 대역 배우의 액션은 화려하다. 제 액션 연기가 그들에 비해 좀 더 투박하더라도, 직접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서 주로 하게 된다.”

배우 김래원(42)은 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문가의 액션이 일반 배우들보다 좀 더 화려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제가 감정을 담고 액션을 하면 작은 동작에도 그게 실려서 다르게 보일 수가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다”라고 액션 장르물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테러 액션영화 ‘데시벨’(감독 황인호, 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이스트드림시노펙스)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 분)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 분)의 스토리를 그린다.

이날 김래원은 “믹싱 작업하고 시사회 때 처음 봤다. 보다가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끝까지 못 봤다. 마무리를 못 봤지만 기자님들이 너무 좋게 봐주셔서 만족스럽다”고 후기를 전했다.

그는 이날 “액션 영화라고 하면 촬영 전 배우들이 함께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연습하곤 하는데 저와 이종석은 촬영 현장에서만 맞춰봤다. 현장에 가서 무술감독님과 맞췄다. 저희가 맡은 캐릭터들의 몸싸움에 집중했다기보다 그 이후 인물들의 감정에 주력했다. 어떻게 하면 매끄럽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사운드 테러 액션 장르에 대해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글로 읽을 때는 너무 재미있어서 선택한 부분도 있다. 근데 막상 찍을 때는 막연한 마음도 들었다”면서 “제 캐릭터로 따지자면 너무 무겁고 멋있기만 한 인물이다. 그러나 진정성 있게 과장되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좀 더 디테일 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지문에) ‘잠시 후 폭탄이 터진다’는 부분은 이미 외워서 알고 있지 않나. 하지만 알면서도 부함장이 폭탄이 터지는 걸 마치 몰랐던 것처럼 연기하면서 관객들이 보시면서 깜짝 놀라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래원이 작품에 임하는 과정을 보면 꾸물거리거나 미루지 않고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정말 더울 때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나름 고생을 했다. 영화 본편에 나온 분량보다 달리며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 함축적으로 표현돼야 해서(편집됐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된 게 있다. (감독님과 배우들)저희 내부적으로도 만족도가 높다”고 완성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중 촬영에 대해 김래원이 “(수중팀 가운데) 정말 유명한 분이 계셨다. 촬영 이틀차에 그분도 ‘힘들다’고 하시더라. 저는 그분이 그 말씀을 할 때까지 정말 죽는 줄 알았다.(웃음) 전문가이신 수중팀도 힘들어하시더라. 저는 저만 힘들어 하는 줄 알았다. 제가 그 상황에 집중을 해서 그런지 힘들다는 말도 못 했다. 참으며 연기를 하다가 도저히 못 하겠어서 ‘30분만 쉬자’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분들이 ‘왜 이제야 힘들다는 말을 했느냐’고 하시더라.(웃음) 제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그들도 못 견디겠는데 참지 않고 계속 하신 거였다. 저 역시 그분들이 힘들다고 안 하시는데 제가 먼저 쉬자고 할 수 없어서 참았다”고 말하면서 우직한 성격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영화사 대표님은 제게 ‘너의 대표작이 바뀔 수 있다’고 하시더라. (웃음) 대표님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내심 기대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겸손하고 소박하게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한다. 물론 (대표작이 바뀐다면) 좋다”고 기대심리를 드러냈다.

김래원은 ‘데시벨’의 이달 16일 개봉과 함께 12일 SBS 새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극본 민지은, 연출 신경수)의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가 곧 나오는데 영화도 개봉하면서 오히려 더 좋다. 양쪽으로 홍보 효과를 누리는 거 같다. 보통 저는 드라마를 하던 중에 새 영화가 나왔었다. 영화가 드라마의 영향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드라마가 영화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1997년 데뷔해 어느덧 햇수로 26년차가 된 김래원. “제가 생각하는 게 맞는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시도는 하고 있다. 제가 맡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연기하느냐, 스토리를 위한 연기하느냐가 차이인 거 같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연기했다. 그간 제가 맡은 인물이 빛나기 위한 연기를 했던 적이 많았다. 물론 스토리도 중요했지만. 근데 이번에는 스토리를 위한 연기를 하니 후배들이 맡은 캐릭터까지 다 보였다. 배우들과의 비중에 대한 밸런스까지 보였다. 어떤 장면에서 제 캐릭터가 더 빛날 수도 있었겠지만 전체를 위해 조금 내려놓았다. 물론 제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만 드러나면 이 영화는 큰 성공을 하지 못 한다고 생각했다. 할 수도 있겠지만, 완성도를 위해 밸런스를 맞췄다”고 캐릭터들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래원은 “작품을 위한 연기를 하지, 제 캐릭터만을 위한 연기에 집중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건 필수인 거 같다.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보면 다 그렇게 하고 계신다. 제 또래 친구들 중에 아직 모르는 친구들도 있을 거다. 저도 완벽하게 수행하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개인보다 작품 전체에 비중을 두려고 노력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말 오랜만에 한석규 선배님과 통화를 했다. 선배님이 ‘너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 연습했다고 생각해라. 너는 정말 재능이 많다’고 해주셨다.(웃음) 그 말씀을 듣고 다시 한번 긴장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됐다. 더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이어 김래원은 “저도 연기한 지 오래 지나서 어떨 때는 현실과 타협도 하게 된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이 있다. 선배님 말씀에 뜨거워지면서 다시 한 번 불타올라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대선배님들 많이 계시는데 제가 이제 조금 실눈이 떠졌다고 할까. ‘나는 여기까지 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한석규 선배님이 ‘너는 그릇이 크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앞으로 더 해봐야 하나?’ 싶다. 적절한 때에 제게 자극을 주셨다. 나는 어떤 배우인지,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인지 쉽게 정의 내리지 못 하겠다.”

김래원은 현재 1인 기획사를 운영 중이다.

이에 그는  “제가 10여 년 전에 배우들을 영입해서 회사를 운영했었다. 지금은 (혼자 하게 됐지만) 특별한 건 없다. 후배들을 들일 생각은 전혀 없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제가 그들을 아우르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후배들을 진짜로 위하는 길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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