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영` 한 아파트… `끌` 리는데?
나눔·선택·일반형 3가지로 분류
1.9% 금리·건설 원가 수준 공급
'싱글 청년 특공 도입' 혜택 확대
수요 높은 '중소형 추첨' 도입도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공공분양주택 5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무주택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전략이 바뀌고 있다. 특히 미혼청년 특별공급(특공) 신설, 신혼특공·추첨제 물량 확대 등의 정책을 활용하려는 젊은 세대와 '역차별' 논란 속에서도 높은 청약 가점을 보유하고 있는 4050세대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약 15만호가 공급된 공공분양 주택이 3배 이상 늘어난다. 환매, 임대 후 분양 등 주거 선택권도 늘어났고, 고금리 시기 금융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초저리·장기 전용 대출도 신설됐다. 윤석열 정부의 공공분양주택은 △나눔형 △선택형 △일반분양형 등 세가지로 나뉜다.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나눔형(25만호)는 시세의 70% 이하, 건설원가 수준으로 분양하는 모델이다. 의무거주기간 5년이 지난 후 공공에 환매하면 시세차익의 70%를 나눠준다.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분양가의 80%까지 저금리(연 1.9%~3.0%) 대출도 받을 수 있다.
10만호가 공급되는 선택형은 최대 6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선택하는 모델이다. 분양 가격은 입주 시 추정 분양가와 분양 시 감정가의 평균 가격으로 산정되고, 나눔형과 동일한 대출 혜택도 제공된다.
선택형과 나눔형 모델에는 미혼 청년을 위한 특별공급이 신설된다. 또 근로 기간이 긴 청년을 우선 배려하고 부모 자산에 따라 청약 기회를 제한하는 방안 등도 고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미혼청년 특별공급 조건은 주택소유 이력이 없는 19~39세 미혼자 중 자산 2.6억원, 1인가구 월평균소득 140% 이하다. 다만 특공 배정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고, 조건에 해당하는 청년층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률이 다른 특공 대비 2~3배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추첨제 물량과 미혼청년 특공, 일반공급을 두고 청년층 간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3040의 경우 신혼부부와 생애최초가 선택지로 나왔다. 신혼부부 특공은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 중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부부, 생애최초는 주택소유이력이 없고 배우자나 미혼자녀가 있는 사람이 청약 대상이다. 주택소유이력을 두고 자격 요건이 갈리지만, 신혼부부들 대다수 역시 주택소유이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건이 거의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배정 물량과 지역 특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데, 신혼부부가 많이 몰리는 신도시에서는 생애최초가, 일반 지역의 경우 신혼부부 특공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는 추첨제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 청년층 수요가 높은 중소형 평형에 추첨제를 도입했다. 기존 청약 제도에서는 85㎡ 이하 주택에 모두 가점제가 적용됐다. 청약통장 가입과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 자녀가 없어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층이 당첨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정작 청약 가점이 높은 중장년층은 중소형 평수를 선호하지 않아 실수요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100% 가점제로 공급했던 투기과열지구 85㎡이하 주택을 △60㎡이하 가점 40%, 추첨 60% △60~85㎡ 가점 70%, 추첨 30%으로 분양한다.
조정대상지역에도 동일한 조건으로 공급한다. 중장년층 수요가 높은 85㎡초과 주택(투기과열지구)은 기존 가점 50%, 추첨 50%에서 가점 80%, 추첨 20%로 개선했다.
민간참여 공공분양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되고, 민간 건설사가 참여해 다양한 브랜드가 공급돼 경쟁률이 높았다. 이달 초 부산 강서구에 공급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에는 1순위 청약에 600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42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청약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어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도전하기 좋은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 1~2인 가구 청년층은 추첨제 물량 60%가 배정되는 60㎡가 유리해 보인다. 추첨제 물량을 늘리면서 생애최초,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줄어든 만큼 해당 조건의 최고 가점이 아니라면 추첨제에 도전6하는 것이 가능성이 더 높다.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가점제 물량이 늘어난 85㎡초과 주택에 청약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쟁률을 뚫고 높은 평형에서 당첨을 노리는 것과 물량이 다소 적은 대신 평균 가점이 낮은 85㎡이하 주택을 노리는 두 가지 전략이 남는다. 만약 자녀 수가 적어 굳이 대형 평수가 필요 없다면 85㎡이하가 오히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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