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혁신…D램 신공정으로 전력25% 줄여
반도체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진검승부가 격해지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 극자외선 노광장비(EUV)가 필요 없는 차세대 모바일용 반도체를 선보인 지 일주일도 안 돼 SK하이닉스가 신공정으로 전력소비를 대폭 낮춘 모델을 선보이며 공격에 나섰다.
혹독한 겨울 속에서도 선두 주자인 1위 삼성전자에 '초격차'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는 9일 차세대 저전력·고사양 모바일 반도체(LPDDR5X)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HKMG 공정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HKMG란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는 차세대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적용해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이는 데 성공해 업계 최고의 전력사용 효율성을 확보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HKMG 공정을 서버용 D램 모델에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이전 세대 대비 33% 빠른 8.5Gbps의 동작 속도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1초 동안 5GB 영상 13개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최신 모델과 동등한 수준이다.
모바일용 D램으로 불리는 LPDDR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 무선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일반 D램과 비교해 크기도 작고 전력도 더 적게 필요하다는 특징 덕분에 무선 전자기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사용시간도 늘려준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LPDDR 역시 빠르게 발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에 주로 사용되는 저전력 D램 매출은 161억3300만달러(약 22조19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5억9600만달러 대비 18.7% 성장했다.
이 가운데 차세대 모델급인 5세대 LPDDR5와 5.5세대 LPDDR5X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내년까지 50% 이상으로,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저전력 D램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만 탑재됐으나 최근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등 응용처가 다양화하는 추세여서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래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 8Gb LPDDR5 D램을 개발하며 5세대 저전력 반도체의 문을 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차세대 모델인 LPDDR5X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거쳐 지난달 세계 최초로 초당 8.5Gb의 전송 속도 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불과 한 달 만에 삼성전자와 속도에서 같은 기록을 세우면서 기술 격차를 좁혔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같은 최고 속도는 물론 전력 소비까지 줄여내면서 압박하고 나섰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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