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12' 카타르 월드컵, 세계 곳곳서 보이콧 선언하는 이유는?

김동현 2022. 11. 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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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세계인의 축제'로 불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이 오는 21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2번째 대회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된 지난 2010년부터 개막을 10여 일 앞둔 현재까지 카타르의 '인권 탄압'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며 곳곳에서 '보이콧' 선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 도하에 설치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관련 조형물. [사진=뉴시스]

◆ 노동자 수천 명 사망·강제 퇴거…'피로 물든 월드컵'

국제 사회는 카타르가 월드컵 경기장 조성을 위해 동원한 약 200만 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탄압했다고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 준비를 시작한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6천700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역시 지난 1월 "180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하루 8.3파운드(약 1만3천원)밖에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늘과 물은 물론 휴식도 없이 40도 넘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엔 노동자들을 숙소에서 강제로 몰아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로이터 통신'은 "카타르 당국이 외국인 노동자 1천200여 명이 사는 거주지에 들이닥쳐 거주자들을 몰아내고 건물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인 카타르 도하 한 월드컵 경기장 전경.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카타르 정부 관계자는 "월드컵과 관련 없이 오랫동안 진행해 온 개편 작업"이라고 해명했지만 매체는 "이들이 퇴거당한 곳은 카타르가 월드컵 방문자들에게 숙소를 임대하기로 한 지역과 인접한 곳"이라며 의문을 품었다.

카타르의 노동자 인권 탄압 문제는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이미 외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이번 대회를 두고 "피로 물든 월드컵"이라 칭하고 있다.

◆ 법적 금지된 동성애, 차별 없다고 했지만…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는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적발될 시 때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도 한다.

이 같은 사실에 많은 인권운동가와 외국 정부 관료들이 카타르가 성 소수자를 억압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초 커밍아웃을 한 호주 축구선수 조쉬 카발로는 "카타르 월드컵에 나가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두려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커밍아웃한 호주 축구선수 조쉬 카발로. [사진=뉴시스]

계속되는 비판에 카타르 측은 지난 6월 "월드컵 기간에 한시적으로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의 적용을 유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영국 인권 활동가 피터 태첼이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의 성 소수자 탄압을 항의하는 1인 시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또 지난 6일에도 칼리드 살만 카타르월드컵 대사가 한 외신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는 발언을 해 성 소수자 억압을 둘러싼 파장 역시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선수, 팬, 국가대표팀 막론하고 이어지는 '보이콧 행렬'

노동자와 성 소수자 인권 탄압 외에도 이번 월드컵은 개최지 선정 과정부터 제기된 유치 비리 의혹과 여름이 아닌 11월에 열리는 점으로 인해 주요 프로리그의 일정이 빠듯해지는 등 여러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카타르 월드컵을 보지 않겠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팬들이 카타르 월드컵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도르트문트 트위터]

프랑스 마르세유, 릴, 보르도, 스트라스부르 등 다수 도시는 이번 월드컵에 대한 거리 응원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으며 독일에서도 지난 5일 열린 리그 경기에서 관객석에 "축구 경기 시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 보이콧 카타르 2022"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또한 덴마크 국가대표팀 유니폼 후원사인 '험멜'도 덴마크 대표팀 홈 유니폼에 자사 로고를 최대한 희미하게 새겨 넣었으며 팀의 3번째 유니폼은 애도의 의미를 담아 '올 블랙'으로 제작했다.

험멜 측은 "수천 명의 목숨을 잃게 한 월드컵에서 최대한 눈에 띄고 싶지 않다"며 "덴마크 대표팀은 지지하지만 카타르 월드컵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험멜'이 제작한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팀 홈 유니폼(왼쪽)과 3번째 유니폼. [사진=험멜 인스타그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프랑스 공격수 에릭 칸토나 역시 지난 1월 "카타르는 축구와 팬 외에 아무것도 없다. 수천 명이 죽었는데도 우리는 월드컵이 열리는 것을 축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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