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바이낸스 공격에 … 결국 무릎꿇은 미국계 FTX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업계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다툼 양상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인업계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굴복시켰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계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경쟁구도를 가져가던 미국계 거래소 FTX가 사실상 조건 없는 항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9일 자오창펑 바이낸스 거래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FTX가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FTX 인수를 위한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FTX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FTX 인수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FTX 서비스를 바이낸스가 인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허가받은 거래소를 허가받지 않은 거래소가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인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바이낸스와 FTX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고 본다. FTX의 부실한 재무구조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긴 하지만, 시발점이 된 건 바이낸스의 FTT토큰 매각이기 때문이다. FTT는 FTX거래소의 주식과 같은 코인이다. 특히 자오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FTT 매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시장가로 매각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코인업계에서는 최근 FTX가 일본시장을 FTX재팬으로 먼저 선점하고 규제당국에 대한 로비를 통해 바이낸스의 일본시장 진출을 막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특히 뱅크먼프리드 대표는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조 바이든 캠프 개인후원자 중 2위 후원자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미국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로비를 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정치권이나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이용하는 데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사태가 없었다면 FTX와 바이낸스는 한국시장에서도 다툼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최근 FTX는 국내 코인 거래소인 빗썸을 인수하려고 했고, 자오 대표 또한 바이낸스의 한국 재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을 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서 한국인 권도형이 개발한 루나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자오 대표가 "루나 사태에서 배웠기에 FTT를 선제적으로 대량 처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과거부터 바이낸스가 크게 투자한 루나를 FTX가 매도 공격을 통해 고의적으로 무너뜨렸다는 소문도 있다. 루나 사태의 주역 권도형이 9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뱅크먼프리드가 왕(자오창펑)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글을 올린 것도 주목을 받았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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