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이] 굿바이 채드윅···'블랙 팬서2', 경건한 이별과 새 영웅의 탄생[영상]

현혜선 기자 2022. 11. 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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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故 채드윅 보스만 추모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과 성장
아프리카, 마야 문명 재조명
11월 9일 개봉
[서울경제]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 /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와칸다 포에버."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외치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와칸다 사람들은 지친 상태에서도 이 주문을 들으면 초인 같은 힘을 발휘한다. 故 채드윅 보스만의 빈자리로 영화 '블랙 팬서'는 최대의 위기를 맞았지만, "와칸다 포에버"라는 인사와 함께 힘차게 재도약했다. 작품은 이 과정을 경건하고 묵직하게 그리며 고인을 향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새 영웅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감독 라이언 쿠글러/이하 '블랙 팬서2')는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 티찰라(채드윅 보스만)의 죽음 이후 거대한 위협에 빠진 와칸다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운명을 건 전쟁과 새로운 수호자의 탄생을 예고하는 작품이다.

와칸다의 여왕 라몬다(안젤라 바셋)와 공주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첩보원 나키아(루피타 뇽오), 장군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자바리 수장 음바쿠(윈스턴 듀크)는 각자의 사명감을 갖고 와칸다를 지키는 싸움을 이어간다. 블랙 팬서가 사라진 틈을 타 전 세계는 비브라늄 패권을 가져오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이 음모는 예상치 못하게 깊은 해저의 네이머(테노크 후에르타)를 깨우게 된다. 네이머와 그가 이끄는 탈로칸의 전사들은 비브라늄을 지키기 위해 와칸다를 향해 전쟁을 선포한다.

작품은 채드윅 보스만을 추모하면서 시작된다. 지난 2020년 8월 '블랙 팬서'를 이끈 주역 채드윅 보스만이 결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마블은 티찰라 역의 배우를 교체하는 대신 시나리오를 수정해 죽음을 그리기로 했다. 이는 '블랙 팬서2'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티찰라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 슈리의 모습부터 온 국민이 함께하는 장례식까지 극 초반에는 채드윅 보스만을 향한 애도로 가득 차 있다. 실제 사랑하는 동료를 잃었기에 배우들의 표정과 연기는 어느 때보다 진정성 있다. 슬픔과 안타까움을 넘어서 경건함까지 느껴지는 장례식 장면의 묵직함은 스크린을 뚫고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남겨진 사람들은 고통스럽다. 티찰라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다시 왕위에 오른 라몬다는 와칸다 방어에 힘쓰고 슈리는 연구에 매진하며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문득 티찰라와의 행복한 순간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슈리는 오빠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오빠를 데려간 신과 조상에게 원망의 마음을 품는데, 이는 결국 슈리에게 독으로 돌아온다.

새로운 빌런 네이머의 등장은 흥미롭다. 해저에 마야 문명을 건설하고 몇 백 년을 유지해 온 탈로칸을 이끄는 수장 네이머. 이들이 해저에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이유는 비브라늄이 지닌 힘 때문이다. 어떻게든 외부 세력으로부터 비브라늄을 지켜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난 것이다. 이는 외부로부터 단절된 채 비브라늄을 수호하는 와칸다의 신념과 닮아 있다.

탈로칸이 등장하면서 '블랙 팬서2'는 관객에게 신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심해에 건설된 마야 문명, 그곳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탈로칸 사람들, 고대 마야의 의상과 분장, 함께 어우러지는 상어와 고래의 움직임이 그렇다. 큰 스크린을 압도하는 환상적인 볼거리 만으로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블랙 팬서'가 전편에서 아프리카 문명을 조명했다면, 이번에는 마야 문명으로 범위를 넓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편에서는 아프리카의 음악, 음식, 의상, 다양한 부족 문화, 언어 등이 전 세계 팬들에게 소개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와칸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프리카 문명에 마야 문명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진 거다. 단순히 영화적 감상을 넘어서 문화적 영향력을 뻗친 셈이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신은 작품을 보는 묘미 중 하나다. 날개 달린 네이머와 전투기의 공중전, 와칸다 부족과 블랙 팬서를 중심으로 한 지상전, 그리고 바다에서 펼쳐지는 해상전까지 '블랙 팬서2'의 액션 스케일은 방대하다. 영리하게 세 곳의 균형을 적절하게 잡아 지루함을 없애기도 한다. 또 맨몸 액션, 창 액션, 폭탄을 이용한 액션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16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잊게 만든다.

+요약

제목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장르 : 액션, 모험, 드라마

연출 : 라이언 쿠글러

출연 : 레티티아 라이트, 다나이 구리라, 쿠피타 뇽, 테노치 우에르타

배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상영시간 : 161분

상영등급 : 12세 관람가

개봉 : 2022년 11월 9일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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