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코앞까지 들이닥친 檢칼날에 …'촛불' 장외투쟁 꺼낸 野

전경운, 김보담 2022. 11. 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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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주형 기자>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이재명 당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이 대표의 코앞까지 들이닥치자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특별검사 압박 수위를 높이는 한편, '장외투쟁' '촛불항쟁' '정권퇴진' 등을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9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진실규명에 정부·여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는데 국정조사가 가장 빨리 진상에 접근하고 국민에게 사태의 원인을, 근본적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잘못한 조직이 스스로 수사한다는 '셀프 수사'로 어떻게 진실이 밝혀지고 국민이 신뢰하겠냐"며 "그렇기 때문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특검도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국정조사 협조를 촉구하며 "이제 특검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도 연이어 특검을 언급하면서 정부와 여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촛불'을 언급하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해)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며 "숨기려고 하지 말라.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촛불을 들고 다시 해야겠나"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주말마다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와 여권의 압박이 거세지며 당내에서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한 정기국회가 돌아가는 만큼 장외투쟁은 자제하고 원내를 최대한 지킨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정 실장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민주당도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이날 모여 정부·여당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모임에는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이학영·도종환·홍익표·박주민·이재정·강민정·김남국·김승원·최강욱·황운하 의원 등 20명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까지 총 21명이 참여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9 참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과 여당에 국정조사와 특검 수용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10·29 참사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퇴진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무런 대비 없이 무고한 국민 156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에 대해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국정을 전면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를 정쟁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 부담 요인이다.

이날 민주당은 정 실장 수사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검찰의 국회 본청 당대표 비서실 압수수색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검찰의 압수수색은 한마디로 망신 주기용"이라며 "실패로 끝났다"고 했다. 그는 "검찰은 국회의장의 임의제출 제안도 거절하고 압수수색을 강행했는데 명백한 과잉 수사"라며 "검찰이 압수수색을 강행한 건 그야말로 민주당 흠집 내기,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돌리려 하는 국면 전환용 정치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은 "(정 실장은)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고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형태의 국면 전환쇼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건데 헌정사에 전례 없는 압수수색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경운 기자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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