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이 광고 많이 봤는데?” 100억원 날렸다는 속사정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우 박성웅 광고 여기저기서 많이 봤는데…이런 속사정이?”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이 사업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변호사협회(이하 변협)와의 법정공방 끝에 변호사법 위반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변협의 영업 방해가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로톡은 이용자와 변호사를 광고 방식으로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배우 박성웅이 지난 2019년부터 전속 모델로 활동, 로톡을 홍보해왔다.
로톡이 사업을 론칭한 2015년부터 여러 변호사단체들은 로톡을 경찰,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불법 알선, 과장 광고 혐의 등을 명분으로 고발했다. 그러나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수년간의 마찰 끝에 지난해 8월 법무부는 “로톡은 중개형이 아닌 광고형 플랫폼”이라며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톡은 법무부의 공식 판단 후에도 변협의 계속된 압박 때문에 정상적인 사업에 차질을 받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로톡 측에 따르면, 지난해 3월 4000명이던 로톡 가입 변호사수는 11월 1700여명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해 5월 변협의 변호사 광고 규정 개정이 치명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변호사가 아닌 자의 중개 및 광고·홍보에 참여하는 것을 규제하기로 해 로톡 이용이 협회 회칙 위반이라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이후 헌법 소원을 통해 해당 규정이 일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났다. 현재 로톡 가입 변호사수는 약 2000여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가입 변호사수 하락은 로톡의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로톡은 자사 플랫폼에 변호사의 광고를 게재하고, 이용자가 직접 변호사를 골라 자유롭게 상담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로톡은 주 수입원은 변호사에게 받는 광고비다. 이용자가 아무리 늘어도, 광고를 게재하는 변호사가 적다면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소재 벤처기업협회에서 열린 규제혁신 현장간담회에서 “대한변호사협회의 로톡 회원 변호사에 대한 징계 추진으로) 지난해에만 100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의 누적 투자금은 약 400억원이다. 지난해 리걸테크(법률 정보기술) 기업 최초로 ‘예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국내에서 누적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리걸테크 기업은 로앤컴퍼니와 모두싸인 단 두 곳 뿐이다.
반면, 글로벌 리걸테크 산업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리걸테크 업체 수는 6694곳, 투자 유치 규모는 약 13조원, 1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41억달러는 최근 2년 사이에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은 8곳, 예비 유니콘은 18곳이 탄생했다. 일본 ‘변호사닷컴’, 미국 ‘리걸줌’은 상장 회사다.
변협과 로톡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변협은 로톡 가입 변호사 9명에 최대 과태료 3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변협의 광고 개정 규정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징계 처분이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헌재는 사건이 아니라 변호사 소개나 알선은 변협이 제재할 수 없다고 봤다. 하지만 변협은 헌재가 합헌이라고 인정한 일부 규정을 근거로, 이번 징계를 내렸다는 입장이다.
벤처 업계에서는 로톡 사태가 ‘제2의 타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변협의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는 부당한 방법으로 경쟁을 제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1년 가까이 벌어진 변협과 로톡의 갈등을 사실상 방치 중이다.
공정위 등 담당 부처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법무부나 공정위의 해결 의지가 중요한데, 적극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 않다”며 “더이상 스타트업들이 이해단체와의 갈등으로 인해 피해받지 않도록 철저한 지휘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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