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NLL 너머 쏜 SA-5 미사일… 러시아에선 이미 '퇴역'

이창규 기자 2022. 11. 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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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수역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은 옛 소련(현 러시아)가 1960년대 개발한 액체연료 기반 지대공미사일 SA-5(나토명·러시아명 S-200)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북한이 지대공미사일인 SA-5를 일부러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같은 방식으로 쏜 것으로 보고 있다.

SA-5의 교전 고도(요격 고도)가 약 40㎞ 정도로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사일 발사 각도와 추력 등을 조절해 NLL 이남 수역에 떨어지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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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옛 소련서 개발, 북한은 1980년대부터 도입
"액체연료 기반이나 '스커드'와 달리 추력 조절 가능"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미사일 잔해. (공동취재) 2022.1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수역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은 옛 소련(현 러시아)가 1960년대 개발한 액체연료 기반 지대공미사일 SA-5(나토명·러시아명 S-200)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방공체계에서도 진작에 퇴역한 '구닥다리'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이를 대남 도발에 이용한 건 '열악한' 재래식 무기 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와 그 투발수단 등 비대칭전력 개발에 집중해왔다.

9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 따르면 우리 해군은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NLL 이남 수역에서 이달 6일 그 잔해를 수거했다. 군 당국은 미사일 잔해물의 외형·특징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북한이 SA-5 미사일을 쏜 것으로 판명했다.

SA-5는 '냉전' 시기였던 1967년 당시 옛 소련이 미국 공군의 폭격기 등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한 고고도 지대공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개발 초기엔 소련권에서만 사용했지만, 1980년대부턴 다른 우방국들에도 수출됐다.

그러나 러시아에선 2006년 이후 이 미사일이 목격되지 않고 있어 이미 퇴역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1980년대 말부터 SA-5 발사대 24~40기 가량을 공군 반항공(대공)미사일 부대에 배치,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노후화된 SA-5를 대체하기 위한 대공미사일 개발에 나서 2017년 '번개-5호'(KN-06) 미사일의 전력화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북한은 '번개-5호'와 기존 SA-5 등 2종으로 구성된 방공체계를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번개-5호'는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다.

SA-5 미사일은 길이가 10.7m, 동체 기준으로 지름이 약 0.8m 크기다. 그러나 우리 군이 이번에 발견·인양한 잔해물은 약 3m 길이의 후방 동체로서 탄두부는 소실된 상태였다. 발견된 동체 외부엔 주날개 4개가 달려 있었고, 내부에선 액체 연료통과 엔진·노즐 일부가 확인됐다.

SA-5 지대공 미사일. (출처=국방부)

통상 지대공미사일은 발사 후 표적과 미사일을 별개의 레이더로 추적하며 지상 관제소에서 이 값을 종합한 결과를 바탕으로 목표물까지 유도하는 방식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SA-5 도발 땐 이 같은 레이더를 가동한 정황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북한이 지대공미사일인 SA-5를 일부러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같은 방식으로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미사일처럼 쐈을 땐 레이더 유도가 안 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쏜 SA-5는 발사지점(강원도 원산 일대)으로부터 190㎞ 이상 날아 강원도 속초로부터 동쪽으로 약 58㎞ 거리 해상에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미사일은 고도 100여㎞ 상공까지 치솟았고, 초기 탐지에선 마치 울릉도를 향해 날아오는 것처럼 보여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SA-5의 교전 고도(요격 고도)가 약 40㎞ 정도로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사일 발사 각도와 추력 등을 조절해 NLL 이남 수역에 떨어지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NLL 이남에 떨어진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SA-5는 북한의 다른 구형 단거리미사일인 '스커드B'와 달리 "필요에 따라 추력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 탄도미사일처럼 쐈을 경우에도 우리 군의 대공무기로 요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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