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평가가 긍정평가 2배···‘지지할 이유’ 못 만든 6개월[윤석열 정부 6개월]
4개월째 30% 초중반 밑돈 지지율
지지층서도 지지 이유는 불분명
“모름·응답거절” 비율 가장 높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6개월을 맞지만 국민들이 매긴 점수는 여전히 저조하다. 30% 초중반을 밑도는 지지율이 4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긍정평가의 2배 수준이다. 대선 정국부터 이어져 온 ‘비호감’ 이미지를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나마 지지자들에게도 뚜렷한 ‘지지할 이유’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또다른 고민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지난 7월 초 처음으로 40%선이 무너졌다. 직무수행 부정평가가 긍정평가가보다 높은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이때 나타났고, 긍·부정평가 간 격차는 점차 커지다가 취임 6개월을 앞둔 현재는 30%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9일 발표한 윤 대통령 취임 6개월 국정운영 평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9.7%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고 답한 33.4%보다 26.3%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64.9%로 긍정평가 30.2%의 2배를 넘었다. 부정평가 중에서도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5.4%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지지 이유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특기사항이다. 한국갤럽이 윤 대통령 취임 후 현재까지 실시한 24차례 주간 여론조사 모두에서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 ‘모름·응답거절’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4일 나온 최근 조사에서 ‘모름·응답거절’이 17%로 나타났고,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11%), ‘전반적으로 잘한다’(10%)가 뒤를 이었다. 지지율 53%로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6월10일 조사에서도 ‘모름·응답거절’이 21%로 가장 높았다.
전임 대통령들과는 결이 다른 응답 비율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첫 조사에서 ‘소통’을 지지이유로 꼽은 응답 비율이 18%였다. ‘모름·응답거절’은 8%에 그쳤다. 이후 취임 6개월 조사까지 ‘소통’은 줄곧 지지이유 최상단에 위치했다. ‘복지 확대’, ‘적폐청산’ 등을 꼽은 응답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경우에도 취임 초반 조사에서 ‘소신이 있다’ ‘열심히 한다’ ‘대북 정책’ 등이 ‘모름·응답거절’보다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동안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일성으로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밝히고,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문답을 시작하는 등 ‘소통’을 강조했지만 정작 소통을 지지이유로 꼽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24차례 갤럽 조사에서 ‘소통’이 ‘모름·응답거절’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6차례에 그쳤다. 7월말 이후로는 그마저 ‘열심히 한다’ 등으로 대체됐다. ‘소통’을 지지이유로 꼽는 비율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지난 4일 조사에서 ‘소통’을 지지이유로 꼽은 비율은 2%에 그쳤다. 대선 국면부터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 또한 마찬가지다. 7월29일 조사에서 ‘공정·정의·원칙’이 9%를 기록하며 ‘모름·응답거절’ 다음으로 나타난 것을 제외하면 거의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취약한 지지기반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취임 초 지지층들이 반신반의하면서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그마저 떨어져 나가고 맹목적 지지층만 남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남은 보수 지지층들도 윤 대통령이 좋아서라기보다 상대 진영이 싫어서 지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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