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앞에서…40대 배우 아내에 흉기 휘두른 남편, 징역형

지난 6월, 딸 앞에서 아내 흉기로 찌른 피의자
재판부 "음주 상태서 범행 저질러" 4년 선고
피의자, 결심공판서 "살해할 마음 없었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배우인 40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이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딸이 보는 가운데 범행을 저질러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전부터 반복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와 혼인 신고 후 피해자가 자신이 협박당했다는 112신고를 해 퇴거 조치되자 이를 억울하다 생각해 음주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6월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 앞에서 40대인 아내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남성.(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앞서 이씨는 지난 6월 14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 앞에서 40대인 아내 A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이씨는 사건 전날 밤에도 A씨의 집에 찾아가 난동을 벌였고, 같은 날 A씨가 경찰에 총 3번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가 경찰에 세 번째로 신고했을 당시 이씨는 다리를 자해한 상태로 제 3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치료를 받고 퇴원한 이씨는 같은 날 오전 8시 40분쯤 딸이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 흉기를 사 들고 A씨의 자택으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목 부위에 상처를 입은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며 “(A씨가) 종종 바람을 피워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이를 괴롭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진심으로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은 하늘에 맹세코 없었다”며 “당신을 많이 사랑했다. 나에게 과분한 당신이었기에 더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