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불법증축' 해밀톤호텔 압수수색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사건 인근 장소인 해밀톤호텔을 9일 압수수색했다. 호텔 측이 세운 불법 구조물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커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과 대표이사 A씨의 주거지 등 3곳에서 인허가 자료 등을 확보했다. 호텔 본관 2층 북측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건축법·도로법 위반)로 A씨를 입건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히 본관 서쪽에 설치된 철제 임시 벽은 골목길과 맞닿아 있어 압사 사고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았다. 해밀톤호텔은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 통보에도 2014년 이후 5억원이 넘는 이행강제금만 내며 철거를 미뤘다. 특수본은 확보한 압수물과 현장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현장을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52)이 소방 대응 단계 발령을 지연한 경위도 파악 중이다. 최 서장은 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소방당국은 압사 사고 발생 시점에서 28분 지난 오후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1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 13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는 데 30분이 소요됐다. 또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도 부실 대응했다는 의혹이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내부 문건과 보디캠 현장 영상, 소방 무전 녹취록 등 수사 상황을 종합해 입건했다"며 "소방 대응 단계 발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8일 용산구의회 사무국도 압수수색했다. 일반음식점을 클럽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상인과 구의회 간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조직 쇄신을 위한 전담 조직(TF)을 구성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은 부실 대응과 보고 체계 허점을 드러내며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TF는 인파관리 개선팀, 상황관리·보고체계 쇄신팀, 조직문화 혁신·업무역량 강화팀 등 3개 분야로 구성될 계획이다. 인파관리 개선팀은 주최자 없는 다중 운집 상황을 포함한 경찰 안전관리 지침을 정비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위험 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인파 규모에 따른 단계별 질서 유지 방안 등도 수립된다. 상황관리·보고체계 쇄신팀은 지휘 역량 강화와 함께 현장 상황이 지휘관까지 신속히 보고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112 신고 출동과 대응 전반에 걸친 문제점 분석을 통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복 신고를 분석하고 위험 징후를 판단하는 조기경보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강영운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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