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범후 1호 기소사건 뇌물혐의 김형준 전검사 무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소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와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 모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금품·향응 수수와 검사로서의 직무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2016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 시절 박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처리와 관련해 편의를 봐주고 1093만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로 올해 3월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뇌물액으로 표기된 1093만원 중 1000만원은 김 전 부장검사가 빌린 돈으로 판단했다. 나머지 금액은 개인적 친분으로 썼던 술자리 값으로 봤다.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불리던 이 사건은 2016년 10월 처음 드러났지만 당시 검찰은 김 전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는 고교 동창인 '스폰서' 김 모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2019년 10월 김씨가 경찰에 고발장을 새로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이를 공수처가 넘겨받아 수사했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