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불-기-천' 연쇄 만남…순방 직전까지 애도 행보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염수정 추기경과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는 등 가톨릭 지도자들을 찾았다. 이태원 참사 극복을 위해 종교계 원로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애도 행보의 일환이다.
지난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은 종료됐지만 불교와 기독교, 가톨릭 추모 의식에 참여하고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국가적 아픔을 나누는 일은 이주 째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는 만큼 그 전에 참사의 슬픔을 위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취지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오늘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이태원 참사로 인한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안전한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이룰 지혜와 조언을 구했다"며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고 가톨릭대학교 주교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만났다"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 등 불교계 원로들을 만났고, 점심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등 개신교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이날 만남에서 윤 대통령은 "너무 많은 생명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희생돼 여전히 황망할 따름"이라며 "2022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생길 수 있는지 마음이 먹먹해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대통령이 아픔을 나누려고 여러 현장을 찾고 각계각층의 말씀 듣는 것을 통해 대통령의 진심이 잘 전달될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윤 대통령은 염 추기경을 향해서는 "국정을 맡고 나서 이런 일을 맞아 참담하다"며 "축제에 가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 부모님들의 심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사랑이 있는 곳에 눈이 있다"며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눈으로 보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국민을 위해서 대통령이 그런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 종교의식에 사흘 연속 참석한 데 이어 또 다시 연이어 각 종교들의 원로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4일 불교의 위령법회, 5일 개신교의 위로예배, 6일 가톨릭의 추모미사에 각각 참여했다.
곧이어 전날과 이날 불교와 개신교, 가톨릭 지도자들을 별도로 만나 추모 종교 의식을 치러준 것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국가적 아픔을 극복할 지혜에 조언을 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참사가 발생한 뒤 합동분향소를 매일 조문하는 등 애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일 조문과 주요 종교의 추모행사에 연속으로 참석하는 것 모두 역대 대통령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11일부터 15일까지 아세안과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상황도 일부 고려됐다. 국가 애도 기간은 끝났지만 국민적 슬픔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출국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전에 추모의 표현은 최대한 하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족, 부상자, 국민을 위로할 방안을 국민통합위 차원에서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 같은 윤 대통령의 행보가 얼마나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는 미지수다. 이태원 참사를 대통령실 용산 이전 등과 연결 지으며 총공세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에도 싸늘한 시선이 상당하지만 동시에 정부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먼저 원인 규명을 하고 책임 소재를 가린 뒤 거기에 맞게 문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 여론이 이를 수용할지는 알 수 없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선 원인 분석부터 해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얘기가 법리에는 맞지만 정치적으로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며 "책임자 경질이 길어질 경우 정치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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