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면 길 알려줄게” ‘2007 김광현’에서 ‘2022 오원석’으로…‘신구조화’로 신세계 연 SSG

김현세 기자 2022. 11. 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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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의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였다.

김원형 SSG 감독(50)은 에이스 김광현(34)과 기대주 오원석(21)을 올해 KS 선발로테이션에 모두 포함했다.

4일 KS 3차전에 선발등판한 오원석은 기대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2007년의 김광현과 올해 오원석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PS)을 KS로 치른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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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왼쪽), 오원석.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의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였다.

김원형 SSG 감독(50)은 에이스 김광현(34)과 기대주 오원석(21)을 올해 KS 선발로테이션에 모두 포함했다. 김광현의 합류는 당연했으나, 오원석을 KS 선발로 내세운 것은 깊게 고민한 결과다.

김 감독은 오원석이 정규시즌 동안 일정한 구위를 유지하기 위해 체중관리 등으로 애쓴 점, 하체 중심의 안정적 투구폼을 찾은 뒤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 또 “그동안 (오)원석이를 지켜봤을 때, 어린 선수라 오히려 덜 떨 수 있다”고도 봤다.

4일 KS 3차전에 선발등판한 오원석은 기대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5.2이닝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생애 첫 KS를 장식했다. 승리까지 챙기진 못했지만, 김 감독은 경기 후반 역전승을 거두는 데 오원석의 호투가 발판이 된 점을 가장 높이 샀다. 김 감독은 “최고의 투구였다”며 “처음 부임했을 때 ‘오원석이 김광현처럼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멀었다’고 했다. 그런데 점점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배짱만큼은 (김)광현이 못지않다”고 치켜세웠다.

김광현은 오원석을 마음 졸이며 지켜봤다. 포수 미트로 공이 하나씩 꽂힐 때마다 탄성을 내뱉었다. 오원석이 1회초 선두타자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잡았을 때는 아주 크게 감탄했다. 김광현은 “나도 모르게 ‘우와’라고 했다. 원석이가 잘 준비했다고 느낀 순간”이라며 “보는 내내 내가 더 긴장했다(웃음). 이 경험을 통해 원석이도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 사실 원석이가 등판하는 날 내가 왜 이슈로 떠오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원석이에겐 원석이만의 길이 있다. 이제 곧 후배들의 차례가 올 텐데, 따라오지 말고 개척하면 좋겠다. 내가 밟은 길만 따라오면 발전이 없다. 대신 길이 막히면 내가 알려주고 뚫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의 김광현과 올해 오원석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PS)을 KS로 치른 공통점이 있다. 이들 2명은 투구 유형, 경기운영 성향상 아주 비슷한 것은 아니지만, SK~SSG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서 서로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 오원석은 “(김)광현 선배님은 어릴 때부터,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 우상이다. 선배님이 지금 내 나이에 이룬 것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선배님의 조언처럼 내가 보고 배우면서도 나만의 것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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