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전투기 추락… 엔진 화재→탈출 '긴박했던 2분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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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F-4E '팬텀' 전투기가 임무를 마치고 수원기지로 돌아오던 지난 8월12일 낮 12시17분쯤 갑자기 전투기 오른쪽 엔진의 화재 경고등이 겨지는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엔진 정지 이후에도 화재가 계속됐고, 탈출을 결심한 조종사들은 전투기를 계속 바다 쪽으로 몰고 가던 중 낮 12시19분쯤 왼쪽 엔진에서도 화재 경고등이 켜진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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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기체 노후화 아닌 엔진 노즐 결함이 화재 원인"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공군 F-4E '팬텀' 전투기가 임무를 마치고 수원기지로 돌아오던 지난 8월12일 낮 12시17분쯤 갑자기 전투기 오른쪽 엔진의 화재 경고등이 겨지는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조종사 2명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전투기 기수를 왼쪽으로 유턴하듯 돌려 도심이 아닌 바다 쪽으로 향했고, 매뉴얼에 따라 곧장 오른쪽 엔진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엔진 정지 이후에도 화재가 계속됐고, 탈출을 결심한 조종사들은 전투기를 계속 바다 쪽으로 몰고 가던 중 낮 12시19분쯤 왼쪽 엔진에서도 화재 경고등이 켜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조종사들은 해안선을 지나 어선이 없는 쪽으로 바다 쪽으로 기수를 고정시켜 놓은 채 전투기에서 탈출했다. 첫 화재 경고등이 들어온 지 2분26초 지난 시점이었다.
이날 오전 11시41분 수원기지를 이륙한 이 전투기는 기지로 귀환하지 못한 채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남쪽 약 9㎞ 서해상에 추락했다.
탈출에 성공한 조종사 2명은 다친 데 없이 민간 어선에 구조됐고, 전투기 추락에 따른 민간의 피해도 없었다.
공군이 9일 공개한 이번 전투기 추락사고 당시 상황의 주요 내용이다.
공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종사들이 침착하게 비상조치를 잘 수행해서 만에 하나 있었을지 모를 피해 상황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직후 군 안팎에선 '전투기 노후화'가 주원인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시됐다. F-4 전투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한 대표적인 노후 기체로서 1990년부터 단계적으로 퇴역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군 사고대책위원회(위원장 윤병호 참모차장)에서 수거한 전투기 잔해를 바탕으로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에선 '엔진 부품 결함'이 이번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 노후화를 우려할 순 있겠지만, 새 기종들에서도 과거 엔진 부품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항공기 노후화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공군에 따르면 2010년에도 F-4 전투기의 점검과정 중에서도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된 문제가 발견됐다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전투기 우측 엔진에서 노즐 이상으로 연료가 비정상 분사되면서 연료실 일부가 파손되면서 불이 붙었고, 고온·고압에 따라 연료가 누출되면서 불이 엔진 내외부로 확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엔진 노즐은 작년 3월23일 점검시엔 이상이 없었으며, 이후 116시간 동안 사용됐다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해당 노즐에 대해 "정밀도가 상당히 높은 부품이지만, 간혹 노즐에 카본(탄소)이나 이물질이 끼면 비정상 패턴으로 (연료) 분사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오른쪽 엔진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는 이후 엔진 상부의 연료통으로 번져 불을 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은 이 사고 후속조치로 같은 기종의 모든 조종사에게 관련 교육을 실시한 뒤 점검이 완료된 전투기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공군은 또 부품별 점검주기를 줄이고 점검 항목을 늘리는 등 전투기 안전 관리에 힘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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