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한 NLL 이남 미사일은 탄도 궤적" vs. 전문가 "지대지 해석은 오판"(종합)
기사내용 요약
軍, SA-5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 형태로 발사 주장
"열병식에도 등장하지 않은 구형 미사일…재고처리용"
"지대지 형태 발사 해석은 맞지 않아…목표없이 발사한것"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도발한 미사일이 SA-5 미사일로 판명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형 미사일을 이용한 재고 소진을 위한 목적과 더불어 한미의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우리 군에서 '지대지미사일 형태로 발사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탐지한 것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9일 오전 동해 인양물체 분석 관련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했으며, 이후 관계 기관 합동으로 정밀분석을 진행해 왔다"며 "형상 및 특징을 볼 때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앞서 해군은 수상함구조함 광양함(3500t)을 이용해 4~6일 동해 NLL 이남 동해상에서 북한의 미사일 잔해물을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6일 소나(음파탐지장비)와 무인 수중탐색기(ROV)를 이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했다.
군은 "인양된 잔해물은 길이 약 3m, 폭 약 2m 정도였다. 형상 및 특징을 볼 때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미사일의 동체에는 러시아어로 표기된 글자가 써 있었다"며 "해당 글자는 운반파트, 트레일러 등의 의미로 미사일의 제조년월과 같은 정보는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SA-5 지대공미사일은 1960년대 소련에서 제작된 미사일이며, 이후 북한에서 도입했다. 북한은 해당 미사일을 지대지미사일로 활용하기 위해 발사각도를 조정했으며, 의도적으로 발사 방향을 NLL 이남으로 겨냥했다.
당초 SA-5 지대공미사일의 사격고도는 40㎞ 미만이며, 지대공 형태로 발사하는 경우 목표물을 요격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발사각도를 조정해 지대지미사일로 활용할 경우 최대 300㎞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유사한 형태의 궤적으로 비행했으며, 실제 우리 군은 해당 미사일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식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다수의 탐지 자산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했으며, 당시 비행궤적(탐지제원)은 전형적인 포물선 형태를 가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유사했다"며 "이번 실물평가를 통해 지대공과 지대지로 모두 사용 가능한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구소련 미사일을 도입한 것은 오래전 이야기"라며 "이번에 도발한 SA-5 미사일은 북한의 열병식에도 등장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북한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북한에서는 새로 개발한 미사일보다는 오래된 미사일을 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SA-5 미사일을 공중 목표설정 없이 그냥 NLL 이남 방향으로 겨냥해 사격한 것이다. 의도적으로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해 한미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도 "지난주 북한은 연이은 도발 행위에 대해 한·미 연합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NLL 선상을 넘는 미사일 도발 과정에서 지대공 미사일이 사용된 것은 한·미 연합 공군에 대한 반발 차원의 도발행위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SA-5와 같은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 형태로 발사했다는 우리 군의 분석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신 국장은 "SA-5 미사일을 지대지 형태로 쐈다는 근거가 빈약하다. 지대공미사일을 공중 목표 없이 발사했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중 목표가 없기 때문에 지대공미사일이 탄도 궤적으로 날아간 것이다. 비질런트 스톰 견제 차원에서 북한이 가지고 있는, 곧 폐기가 임박한 지대공미사일을 그냥 허공에다 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군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식별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렇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군에서 실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지대지 형태로 쐈다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대지미사일 발사는)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동엽 북한대대학원 교수도 "미사일은 대지, 대공, 대함 등 필요와 이유에 따라 구분돼 있다. 또 거리에 따라서도 필요한 기술·역학적 소요가 달라 구분돼 있다"며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로 쐈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만약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로 발사하게 되면 명중률도 떨어지고 파괴력도 떨어진다"며 "(지대공미사일을 지대지로 쐈다는) 해석은 북한에 뭔가 대단히 있어 보이지만, 좋은 해석 방식은 아닌 것 같다. 대단히 합리적인 방식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분명히 재고 차원에서 쐈을 수 있다. 다만 그것을 지대지로 썼다는 개념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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