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600여대 불타 보험금만 43억원’…천안 아파트 주차장 화재 출장세차 직원에 대해 금고 3년 구형

대전지검·대전고검 전경. 강정의 기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출장세차 작업을 하다 불을 내 수백대의 차량에 피해를 입힌 출장세차업체 직원 등에 대한 2심 재판에서 검찰이 금고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대전고법 형사1-1부(정정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업무상 과실 폭발성 물건 파열 등 혐의로 기소된 출장세차업체 직원 A씨(31)와 대표 B씨(34)에게 각각 금고 3년과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화재 직후 소방시설 작동을 중단시킨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62)와 파견업체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2년과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과실이 명확하며 가스 폭발로 수십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며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무거워 원심판결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본인도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현재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B씨 변호인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안전사고를 일으킨 점을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사업이 하루아침에 물거품 되고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C씨 변호인은 “평소 불량으로 인한 오작동이 많아 주민들이 놀랄까 봐 경보기를 껐을 뿐”이라며 “피고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는 건 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와 B씨, C씨에게 각각 금고 1년6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업체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11일 오후 11시9분쯤 스팀 세차를 위해 방문한 충남 천안시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세차에 쓰는 액화석유가스(LPG)통의 밸브가 열린 상태에서 담뱃불을 붙이기 위해 라이터를 켜는 바람에 가스 폭발로 인한 화재를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불로 주차돼 있던 차량 677대가 타거나 그을렸고, 주차장 1만9211㎡도 그을음 피해를 입었다. 당시 피해 차량 중 400여대가 자동차 보험사에 피해 접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외제차 170여대가 포함돼 있다. 보험업계가 추산한 피해 손해액은 43억여원에 이른다. 이 화재로 주민 14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열린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