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웃는 자가 '진짜'...그래서 이정후가 '슈퍼스타'다 [SS 시선집중]

김동영 2022. 11. 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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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젊은 선수들이 울었는데, 이정후가 잘 다독이더라."

키움이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SSG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키움은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SSG와 경기에서 6회말 김성현에게 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3-4로 패했다.

이정후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6경기, 27타수 7안타, 타율 0.259, 1홈런 2타점, OPS 0.740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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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오른쪽)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패한 후 더그아웃에서 울고 있는 김휘집을 다독이고 있다.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몇몇 젊은 선수들이 울었는데, 이정후가 잘 다독이더라.”

키움이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SSG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금방이라도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5차전과 6차전이 모두 역전패였기에 더 아쉽다. 눈물을 흘린 선수들도 있다. 그래도 선수단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다. 박수를 쳤다. 특히 이정후(24)가 그랬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진짜’인 법이다.

키움은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SSG와 경기에서 6회말 김성현에게 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3-4로 패했다. 2-0에서 2-2를 허용한 후, 다시 3-2로 앞섰는데 6회말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이날 이정후는 2-2로 맞선 6회초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7차전으로 간다’고 온몸으로 외쳤다. 진짜 키움이 기세를 타는 순간이었다. 지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정후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6경기, 27타수 7안타, 타율 0.259, 1홈런 2타점, OPS 0.740으로 마쳤다.
키움 선수들이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SSG와 경기에서 패하며 준우승이 확정된 후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정후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아쉬운 기록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진출도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68-OPS 0.961을 찍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500, 1홈런, OPS 1.467을 작성했다. 플레이오프 MVP도 이정후의 몫이었다.

이정후의 진짜 가치는 경기 후 드러났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는데 당연히 우승을 노린다. SSG가 더 강했고, 키움은 준우승에 그쳤다.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3번째 2위다.

아쉬울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그래도 박수를 쳤다. 3루 파울라인에 도열해 팬들에게 인사했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몇몇 선수들은 울기도 했다. 특히 이날 실책을 범한 김휘집은 더그아웃 의자에 앉아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정후가 다가갔다. 김휘집 앞에 앉아 계속 이야기를 했다. 괜찮다는 위로다. 김혜성도 다가와 토닥였다. 이정후는 푸이그도 다독였다. 경기 후 푸이그가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겼는데 댓글로 ”크라잉 베이비”라고 적기도 했다.
키움 이정후(가운데)가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패한 후 안우진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라커룸에 선수들이 전부 다 모였다. 1년 동안 고생한 선수들이다. 서로 축하하고, 웃으면서 정리했다. 우는 선수들도 있었는데 이정후가 어깨를 토닥여줬다. 비록 우승은 못했어도 최선참 이용규를 필두로 선수들 모두 고생했다. 코치진과 프런트 직원들까지 모두 고생했다. 웃으면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라고 속이 상하지 않을 리가 없다. 같이 울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속은 모르겠으나 겉으로는 태연했고, 대범했다. 그리고 웃었다. 1998년생으로 이제 24살. 한국나이로 봐도 25살이다. 아직 젊다. 그러나 키움의 ‘리더’다. 그 무게감을 알고 있다.

‘야구천재’라 한다. 그 천재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동시에 성숙함도 무르익는 중이다. 힘들 때 웃을 줄 안다. ‘일류’다. 이정후가 슈퍼스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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